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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명성을 얻은 후 영국에 초대된 독일인 헨델은 1711년 발표한 오페라 '리날도'로 대박이 났다. 이후 그는 수년간 런던 오페라 무대를 지배했다. 비결은 '아리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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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헨델은 '아리아'에 주목했다. 아름다운 멜로디를 담은 아리아는 가사를 몰라도 감상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인도, 21세기 한국인도 대부분 '라시아 키오 피안가'(Lascia ch'io pianga)로 시작하는 이탈리아어 가사를 모르지만, 아리아 '울게 하소서'에는 감동한다. '라시아 키오 피안가'는 이 노래의 첫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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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형 행사 음악도 작곡했는데, 그 위세가 대단했다. 그가 기획한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의 종전을 기념하는 음악회에는 1만2천명이 '은화 반'을 내고 관람했다. 지금 가치로 50파운드(9만3천원) 정도 되는 만만찮은 금액이었음에도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헨델은 새로운 관객층과 시장의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해 평생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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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든 장르의 가능성을 파헤치려는 듯, 악곡집을 습관적으로 썼다. 그는 일벌레이기도 했지만, 20명의 자녀를 부양하느라 소처럼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삶에 은퇴는 없었고, 죽기 직전까지도 곡을 썼다. 역작 중 한편인 '푸가의 기법'이 그의 마지막 곡이다.
그러나 멘델스존의 발굴 이후, 바흐와 헨델의 위상은 뒤바뀌었다. 바흐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곡가지만 헨델의 곡은 그처럼 자주 연주되진 않는다. 바흐는 독일어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생전에 그는 시냇물과 같은 존재였을지 모르지만, 죽어서 그는 대해(大海)가 됐다. 음악가와 연주자 중에 바흐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니까 말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신간 '음악의 역사'(소소의책)는 고대 전통음악부터 현대 팝 음악까지 음악의 광범위한 역사를 다룬 책이다. 영국의 음악가이자 BBC 예술 프로듀서인 로버트 필립은 드라마틱한 음악 세상으로 독자를 이끈다. 배 속 아이가 태내 15주 무렵부터 엄마 심장 소리를 들으며 리듬감을 익힌다는 이야기, 세계 각국의 전통 음악 이야기, 바흐와 헨델 등 작곡가 이야기, 거세한 카스트라토가 대중의 인기를 등에 업고 작곡가에게 '갑질'한 이야기 등 흥미로운 내용이 담겼다.
이석호 옮김. 41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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