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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았고, 집안의 자랑이었던 딸은 학교에 다녀온다고 나갔다가 다음 날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다. 성폭행 흔적이 있었고, 시신은 훼손된 상태였다. 고인의 아빠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을 믿었다. 그러나 경찰은 딸의 죽음을 단순 교통사고로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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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동분서주했으나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딸의 죽음으로부터 27년이 흘렀고, 아빠는 70대 중반의 노인이 됐다. 그러나 아직도 그는 딸의 억울한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 남은 인생을 걸고 있다.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 사건' 피해자 고(故) 정은희 씨 아버지 정현조 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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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의 악몽은 사건을 인지한 1998년 10월 17일부터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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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항의했다. 차가 급정거하면 반드시 스키드마크(Skid mark·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남는 바퀴 자국)가 남아야 하는데, 현장엔 전혀 그런 흔적이 없었다는 점, 덤프트럭에 부딪혀 사망했는데도 내부 장기 파열이 없었다는 점, 애초 발견된 시신에 속옷이 없었고, 추후 사고 현장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교통사고가 아닌 강간 살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결정적 증거인 범인의 DNA가 담긴 속옷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훼손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찰의 부실 수사 속에 사건은 흐지부지됐다. 유족들은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했고, 검찰이 2013년 재수사에 나서 스리랑카인 K씨를 기소했으나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1심과 2심에서 잇달아 패소했다. 저자는 "검찰이 지목한 스리랑카인 K는 다른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의 진범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딸의 죽음 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진척이 없자 저자는 2017년 6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족에게 5천500만원을, 2심에선 위자료를 상향해 7천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서울고법 민사15부는 "경찰이 단순 교통사고로 성급히 판단해 현장 조사와 증거 수집을 하지 않고 증거물 감정을 지연해 극히 부실하게 초동수사를 한 것은 위법이다"고 판단했다.
또한 "신속하게 현장에서 유품과 증거물을 수거해 피해자의 몸과 속옷에서 정액이나 지문을 확인했더라면 이 사건을 성범죄 등 강력 사건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피해자 주변인과 행적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 신속하게 범인을 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소했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고, 유족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제3의 범인이 있다고 추정하면서 "교통사고가 있기 전에 이미 은희는 사망했고, 그 사망을 은폐하기 위해 교통사고로 위장, 조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을 내는 이유는 피해자와 유족들이 가지고 있는 그 숱한 의혹을 국가가 해소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며 "국가의 공권력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따라서 국민이 어떠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 최선을 다해 그것을 풀어주고 이해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28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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