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전광판 보니까 161㎞가 나왔더라고요."
이정훈(31·KT 위즈)은 지난 5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역대급 '구속 체험'을 했다.
6회초 2사에서 타석에 선 이정훈은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를 상대했다. 1B2S에서 스트라이크 하단에 패스트볼이 들어왔다. 이정훈이 이를 받아쳤지만 파울. 전광판에는 161㎞가 찍힌 공이었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160㎞ 이상 공이 찍힌 건 이번이 처음.
문동주는 2023년 4월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61㎞의 공을 던지며 국내투수 최고 구속을 신기록을 썼다. 그리고 2년 뒤 다시 한 번 161㎞의 공을 던졌고, 이정훈은 이를 파울로 만들었다. 이후 연속으로 포크볼이 들어왔고, 이정훈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경기를 마친 뒤 이정훈은 "전광판을 보고 알았다. 괜찮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쳤는데 파울이 됐다. 그래서 전광판을 봤더니 161㎞가 나와 놀랐다. 정말 '나이스볼'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동주는 7이닝을 던지면서 안타를 두 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삼진은 10개나 잡아냈다. 문동주 개인 최다 기록이다.
이정훈은 문동주가 허용한 두 개 중 첫 안타를 쳤던 주인공이다.
1번타자로 출전한 그는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왔고, 1B2S에서 157㎞의 패스트볼을 쳐서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몸쪽 승부를 펼치던 문동주의 4구째 직구가 바깥쪽에 형성됐고, 이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이정훈은 "감독님께서 몸쪽 공에는 스트레이트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바깥쪽 공만 보고 들어가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 전에 스트라이크를 당한 공 2개다 모두 몸쪽이었다. 안 치고 바깥쪽만 보고 있는데 마지막 공으로 와서 안 놓친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6월2일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온 이정훈은 그동안 중심타자로 나서다가 최근 리드오프로 출전하기 시작했다.
이정훈에게는 다소 낯선 자리. 그러나 팀에 필요한 역할은 충분히 해내고 있다. 이정훈은 "1번타자를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했다. 코치님께서 1번타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닝의 선두타자라고 생각하면서 초반부터 좋아하는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치라고 해주셨다. 사실 1회에는 그게 쉽지 않더라. 마음가짐은 어떻게든 초구부터 치자고 해도 안 해봐서 그런지 또 어떻게든 공을 많이 던지게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살아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더라. 좋은 분위기 가지고 갈 수 있게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이날 문동주가 내려간 뒤 8회초 5점을 뽑아내면서 5대2로 승리했다. 5연패 탈출.
이정훈은 "왜 이렇게 1승이 어렵나'라고 생각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팬들께서 연패임에도 많이 응원해주시러 오셨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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