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던 이유 중 하나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말이 돼 보이게 한다는 것이었다.
슈퍼히어로물이 말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유치하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대한민국에 MCU가 등장하기 전 슈퍼히어로물이 그리 인기가 없었던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태생적으로 슈퍼히어로물은 비과학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마블은 슈퍼히어로가 마치 실제하는 것처럼 리얼하게 꾸며놓았다. '아이언맨'의 슈트가 그랬고 '캡틴 아메리카'의 슈퍼솔져가 그랬다. 타노스는 '대의'가 있었고 어벤져스는 고통을 겪었다. '아이언맨2'에서 휴대용 아이언맨 슈트가 나왔을 때는 감탄해마지 않았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아이언맨2'가 다른 시리즈보다는 부진했지만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 슈트를 입는 장면은 수많은 숏폼을 양산해냈다.
하지만 최근 마블 작품은 말이 안돼 보이는 것이 너무 많다. '멀티버스'는 모든 이야기가 가능하게 만들지만 그럴수록 리얼리티는 떨어져갔다. 그렇게 서서히 MCU는 하락세를 탔다. 최근작 '아이언하트'는 범죄자 주인공에게 몰입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마법을 아이언슈트에 붙여놔 '저게 말이 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참패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호평 받은 최근작 '썬더볼츠'는 센트리라는 막강하지만 정신은 빈약한 빌런 그리고 말이 되는 주인공들이 활약을 했기 때문에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마블은 또 다시 말이 안되는 선택을 했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엄청나고 대단하고 거대하고 무적인 갤럭투스. 대적하기 힘들 것 같았던 갤럭투스를 수 스톰(바네사 커비) 혼자 막아낸다는 설정이 발목은 잡은 모습이다. 멤버들이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결국은 수 스톰 혼자 자신의 포스필드로 갤럭투스를 막아낸 셈이다.
게다가 그렇게 막강하다는 갤럭투스는 행성에서 판타스틱4를 놓치고, 지구에 와서 힘이 들어 건물에 팔을 지탱해 일어나는 노쇄한 모습을 보였다. 그를 속이려는 방법도 너무 유치했다. '초천재'라는 리드 리처즈(페드로 파스칼)가 생각해낸 방법이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는 것도 실소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레트로 퓨처리즘이라는 영화의 디자인 콘셉트는 관객들을 혹하게 만드는 완성도를 자랑했다. "판타스틱4"를 외치는 웅장한 합창단의 목소리는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스토리라인에서의 빈틈을 관객들은 용납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가는 브릿지 역할을 한다는 '판타스틱4'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판타스틱4'는 지난 5일까지 56만274명(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의 관객만 모으고 박스오피스 6위로 내려앉았다. MCU팬으로서 MCU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파이기 형, 힘을 좀 내주세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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