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00%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은퇴를 고민해왔다."
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오승환은 7일 인천 송도 오라카이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5년 대졸 신인으로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삼성 왕조'를 이끈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하면서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 대기록을 세웠다. 삼성 구단이 지난 6일 오승환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고, 오승환의 백넘버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한다. 22번 이만수, 10번 양준혁, 36번 이승엽에 이어 라이온즈 역사상 4번째 영구 결번이다. 오승환은 향후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시즌 막바지 은퇴 경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이종열 단장을 비롯한 삼성 구단 관계자들과 후배 선수들이 참석해 꽃다발을 건넸다. 주장 구자욱과 강민호, 김재윤, 원태인이 제 2의 인생을 응원했다. 이종열 단장은 "저와 선수 생활을 같이 했었는데 은퇴를 하니 여러 생각이 든다"면서 "어렵게 은퇴를 결정했고, 오승환 선수의 거취에 대해 궁금한 게 많으신 것 같아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오승환 선수가 은퇴 이후 멋진 삶을 살 수 있도록 구단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강민호는 "승환의 형의 야구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 늘 후배들 앞에서 본보기로 운동하시는 모습이나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운다. 저 역시도 마지막까지 잘 따라가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원정 유니폼 차림으로 은퇴 기자 회견에 참석한 오승환은 덤덤한 표정으로 소회를 밝혔다. "팀이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와중에 혹시나 제가 민폐를 끼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는 그는 "시즌 중에 이런 발표를 하게 됐는데, 사실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지금도 와닿지는 않는데, 그래도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자리가 모두에게 마련되는 게 아닌데 구단에도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이어 "(등번호)21번이라는 숫자를 다시 생각해보니까 제 선수 생활이 21년이더라. 삼성 최초의 투수 영구결번이라는 결과는 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감사드린다"고 이야기 했다.
여러 차례 "은퇴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그가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 오승환은 "은퇴가 갑작스럽진 않은 것 같다. 지금 제가 은퇴를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진 않은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제 은퇴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면서 "몸에 조금씩 이상을 느끼면서 100%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부터 은퇴를 고민했다. 은퇴에 대해 제가 구단에 먼저 말씀드렸고, 이게 좋은 방향으로 가고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오승환은 시즌 막바지에 1경기 정도 실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들과 이야기해봐야겠지만, 지난주까지도 퓨처스리그에 등판했고 계속 공을 놓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직 은퇴 후 거취는 정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지금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구단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겠다고 이야기 해주셔서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사장, 단장님과 계속 상의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송도(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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