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운드 위에서 어떤 순간에도 표정 변화가 없어 별명이 '돌부처'인 남자. 은퇴 기자회견조차 덤덤했지만, 그런 그도 목이 메이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을 때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7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은퇴 기자 회견에서도 여러 차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까지 2군에서 공을 던졌고, 이날 기자 회견 장소도 선수단의 익숙한 원정 숙소. 또 원정 유니폼을 입고 기자 회견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직 끝이 아니다.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아직 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조금 이른 작별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불태워왔던 그가 시즌 중 은퇴를 결심한 배경은 무엇일까. 오승환은 "갑작스러운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제가 은퇴를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더라. 그런 생각이 드니까 이제 은퇴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고, 몸에 조금씩 이상을 느꼈다. 시즌 초부터 100% 퍼포먼스를 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때쯤부터 은퇴를 고민해왔다"고 이야기 했다.
지난 주말 대구 홈구장을 찾아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통해 은퇴 결심을 밝힌 오승환은 "결국 은퇴를 하게 됐지만, 이게 저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있다고 생각한다"고 담백하게 털어놨다.
이제 정말 떠날 때가 된 것 같아서 유니폼을 벗지만, 사실 기자회견 말미에 드러난 그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진짜 배경,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부터였다.
'막내아들' 오승환은 지난 3월 18일 사랑하는 어머니와 작별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급히 귀국했던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큰 슬픔을 겪었다.
오승환은 어머니의 부재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털어놨다. 그는 "(가족으로)아버지, 어머니, 형들 그리고 아내가 있다. 어머니는 올 시즌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이 자리를 못 보시는 게 가장 기분이 좀 그렇다"면서 "사실 은퇴를 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이다). 경기 마치고 항상 응원해주시고, 연락이 왔던 첫번째 사람(어머니)가 안 계신다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기자회견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오승환은 어머니를 떠올릴 때 눈물이 고이고 목이 메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코치님들께 도움을 받았지만,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셨던 분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가장 크게 '현타'가 왔다. 그 이야길 하다보니 말문이 막힌다"며 감정을 추스렀다.
송도(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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