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믿기지가 않는다. 대체 선발이 나오면 '구멍'이 아니라 승률이 치솟는다.
SSG 랜더스는 올 시즌 마냥 웃지도, 울지도 못할 기록이 하나있다. 바로 대체 선발 투수 등판시 팀 승률이다.
SSG는 지난 주말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경기(1경기 우천 순연)에서 기적 같은 2연승을 거뒀다. 롯데 원정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던 이숭용 감독이다. 현재 미치 화이트와 김광현이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SSG는 롯데와의 3경기 중 무려 2경기나 선발 투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선발을 누구로 해야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송영진, 최민준 등 후보는 있지만, 어차피 투구수를 길게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불펜 총력전이 예상됐다. 만약 대체 선발이 너무 빨리 무너지면, 불펜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시리즈 첫날 대체 선발 최민준이 4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고 내려갔고, 그 이후 불펜진도 줄줄이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결국 필승조들이 순서대로 등판해 1대0 영봉승을 합작해냈다.
두번째날 경기가 우천 순연된 것은 SSG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불안한 마운드 변수를 일부라도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이 던진 불펜진도 재충전을 했다. 하루 쉬고 다시 경기에 임한 것은 최고의 행운으로 작용했다. 부진 끝에 5선발에서 밀려났다가 약 보름만에 다시 선발 기회를 받은 김건우는 5이닝 무실점 호투로 보답했다. 그리고 이날은 타선이 대폭발했다. 롯데 마운드를 두들기며 10대1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올 시즌 SSG는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는 날, 오히려 팀 승률이 더 좋다. 5월 20일 전영준을 시작으로 김건우, 박기호, 박시후, 최민준이 대체 선발로 등판한 13경기에서 팀이 무려 10승3패의 성적을 기록했다.(김건우의 경우, 5선발로 로테이션을 소화한 경기는 제외) 승률이 7할6푼9리로 SSG의 시즌 승률인 0.520과 엄청난 차이다.
의외로 1,2,3선발인 드류 앤더슨-화이트-김광현이 등판할 때의 팀 승률이 더 좋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보통 '에이스급' 투수들이 등판할 때는, 야수들도 부담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그 부담감이 오히려 공수에서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잦은데, 올 시즌 SSG는 이 역효과를 체감 중이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팀 불펜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건우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은 올해 불펜에서 롱릴리프, 추격조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 팀 불펜 리그 1위인 SSG의 긍정적인 현주소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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