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16일째 자취를 감췄다.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아까운 시간이 허무하게 흘러가고 있다.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팀 톨레도 머드 헨스 소속인 고우석은 지난달 27일(이하 한국시각)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트리플A팀)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투구 도중 손톱에 문제가 생겨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수들은 손톱이 깨지거나 물집이 생기는 일이 종종 있다. 심한 부상은 아니고, 보통 열흘 내외로 회복한다. 고우석은 생각보다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톨레도 구단은 고우석을 부상자명단에 올리지 않으면서 별다른 공지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정도만 추측할 뿐 왜 고우석이 등판하지 못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고우석은 디트로이트에서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승격을 꿈꿨다.
고우석은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약 62억원)에 계약하며 꿈의 무대를 밟나 싶었는데, 샌디에이고는 스프링캠프 기간 고우석의 구위 저하 문제를 이유로 마이너리그로 보냈다. 트리플A보다 낮은 단계인 더블A로 보내면서 KBO 세이브왕 출신인 고우석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자존심은 자존심이고, 고우석은 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있었는데 끝내 메이저리그로 콜업되지 못한 채 지난해 5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는 상대적으로 샌디에이고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한번쯤은 진입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해를 넘기도록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6월 마이애미에서 방출되면서 강제 한국 복귀 위기에 놓였다.
고우석은 힘든 상황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한번은 밟고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계약할 팀을 찾았다는 후문. 디트로이트가 손을 내밀면서 극적으로 미국 잔류에는 성공했다.
고우석은 톨레도에서 9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13⅓이닝, 평균자책점 6.08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59,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는 1.6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대하기에는 썩 좋지 않은 성적이다. 그런 와중에 손톱 부상으로 공백기까지 생겼다.
8월이면 빅리그 콜업을 노리던 마이너리거들이 대거 나가떨어지는 시기다. 빅리그에서 몇 차례 기회를 얻었던 선수들이라면 미련을 갖고 기다리지만, 그렇지 않다면 깔끔하게 포기하기도 한다. KBO리그에 7~8월쯤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하는 선수들이 보통 그런 케이스다. 고우석에게 기회가 갈 확률이 사실상 희박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팀이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하는 시기에 마이너리그 선수를 실험하기는 쉽지 않다. 고우석의 미국 도전 2년이 허무하게 끝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우석의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65경기(선발 3경기), 4승4패, 5홀드, 5세이브, 81이닝, 평균자책점 6.00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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