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지난 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정규리그 주인공 중 한 팀이었다.
28승26패를 기록, 정규리그 5위를 차지했다. 시즌 전, 6강 다크호스였지만, 6강 진출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낙현과 아시아쿼터 조세프 벨랑겔, 그리고 외국인 1옵션 앤드류 니콜슨이 있지만, 전체적 전력은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 혁 감독의 지도력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선수단을 한 팀으로 뭉쳤고,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으로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도 가스공사에 대한 '선입견'은 계속 존재했다. 정규리그 5위 수원 KT와 맞대결 직전, 가스공사를 완벽한 '언더독'으로 평가했다.
이유는 있었다. 스타들을 중심으로 한 팀 코어의 힘이 더욱 중요한 플레이오프 단기전 무대. KT는 메인 볼 핸들러 허 훈을 비롯해 문정현 문성곤 하윤기 등 핵심 윙맨, 빅맨이 즐비했다. 높이와 경험, 그리고 팀 코어의 위력에서 가스공사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너무나 견고했다. 앤드류 니콜슨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하는 악재 속에서도 대체 외국인 선수 만콕 마티앙을 중심으로 1차전을 잡아냈다. 공수 조직력에서 KT를 압도했다. 마티앙마저 다쳤지만, 끝내 5차전 혈투를 치렀다. 가스공사는 끝내 4강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 주인공 중 하나였다.
가스공사는 올 시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1옵션은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보인 만콕 마티앙이었다. 2옵션은 오랫동안 KBL과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한 라건아였다.
두 선수의 조합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흥미롭다.
남수단 출신의 마티앙은 강력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리그 최상급 수비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속공 가담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단, 공격범위가 좁고, 슈팅은 2% 부족하다. 즉, 분류를 하면 수비형 빅맨이다.
라건아는 달릴 수 있는 빅맨이다. 베테랑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미드 점퍼가 매우 뛰어나다. 3점슛 능력도 지니고 있다. 속공 가담 능력은 이미 입증이 됐다. 단, 나이가 들면서 수비 활동력은 약간 떨어진 상황이다.
KBL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많은 리그다. 특급 외국인 선수가 들어가면 그 팀의 전력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강 혁 감독은 12일 대구실내체육관 구단 사무실에서 가진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게 최종목표"라고 했다. 4강이 목표다.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12일 오후 가스공사의 팀 훈련의 밀도는 매우 높았다. 훈련이었지만, 수비 압박 강도는 매우 뛰어났고, 활기가 넘쳤다. 게다가 로테이션 자원은 풍부하다. 김국찬 최진수가 가세했고, 대표팀에서 정성우도 돌아온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마티앙과 라건아의 기용방법이다.
두 선수에게 기계적으로 출전시간을 주는 이른 바 '1.5옵션+1.5옵션'은 비효율적이다. 이미 KBL 역사에서 많은 팀들이 입증했던 부분이다. 게다가 라커룸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해당 외국인 선수가 아무리 착하거나 양보심이 있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심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강 혁 감독은 "마티앙은 수비와 리바운드, 라건아는 득점과 달리는 농구에 장점이 있다"고 했다. 두 선수를 구분짓는 핵심이다.
문제는 두 선수를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출전시간을 나누느냐다. 강 감독은 "마티앙이 1옵션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마티앙이 출전시간을 좀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강력한 수비가 필요하고, 마티앙의 수비력은 강하다"며 "하지만, 라건아가 필요한 순간이나 경기가 분명히 있다. 특정 팀에는 마티앙이 아니라 라건아가 필요한 경기가 있다. 이 부분을 조화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티앙과 라건아가 조화를 이루면, 가스공사의 전력은 확실히 강해진다. 나머지 포지션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 특히, 끈끈한 수비력은 벌써부터 리그 최상급으로 보인다.
가스공사의 차기 시즌 목표는 4강이다. 마티앙과 라건아의 조합에 달려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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