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메리칸리그(AL) MVP 경쟁에 다시 뜨거운 불이 붙었다. 오랫동안 침묵하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다시 홈런포를 가동하며 불꽃이 튀었다.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가 역전한 듯 했지만,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저지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AL MVP 후보다.
양키스의 캡틴이기도 한 저지가 팔꿈치 부상으로 잠시 가동을 중단했던 홈런포에 불을 붙였다. 무려 20일 만에 나온 시즌 38호 홈런이다.
저지는 13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부터 화끈한 홈런을 날렸다. 0-1로 뒤지던 1회말 1사 후 타석에 나온 저지는 미네소타 우완 선발 트래비스 아담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온 시속 96.2마일(약 154.8㎞)짜리 포심을 받아쳤다.
타구속도 110.2마일(약 177.3㎞)이 찍혔다. 배트 중심부에 제대로 걸린 타구는 저지의 강력한 힘을 얻어 여지없이 가운데 담장을 넘었다. 비거리 약 130m의 대형 솔로포였다. 저지의 홈런 덕분에 양키스는 1-1 동점을 만들었다.
팔꿈치 부상 이후 쏠렸던 우려의 시선을 말끔히 씻어내는 홈런이었다. 저지는 최근까지도 롤리,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과 함께 MLB 대표 홈런타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롤리와는 AL MVP를 두고서도 경쟁하는 관계였다.
그러나 돌발 악재가 발생했다. 7월 말에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입은 것. 지난달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강한 홈 송구를 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근육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양키스 구단은 결국 지난 7월 27일 저지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렸다. 부상 명은 오른쪽 팔꿈치 굴근 염좌(flexor strain)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뼈와 인대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저지는 10일을 채운 뒤 6일에 복귀했다. 그런데 복귀 이후 홈런이 계속 터지지 않은 것은 물론, 타격감도 저조한 탓에 팔꿈치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었다. 저지는 복귀 후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211, OPS 0.558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저지의 홈런은 이런 우려마저 한 방에 날려버렸다. 복귀 후 7경기 만에 날린 홈런이자 지난 7월 24일 토론토전 이후 20일 만에 터진 시즌 38호 홈런이었다. 동시에 AL MVP레이스가 새 국면에 들어갔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AL홈런 선두는 여전히 롤리(45개)다. 7개 차이로 뒤진 저지가 역전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홈런왕은 놓치더라도 AL MVP는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대한 롤리와 홈런 레이스를 이어가며 다른 지표에서 롤리를 압도한다면 저지가 더 많은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롤리는 압도적인 홈런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타율은 겨우 0.245(441타수 108안타)에 불과하다. OPS도 0.938이다. 저지는 타율 0.337에 1.141의 엄청난 OPS를 기록 중이다. 전국구 인기구단 양키스의 캡틴이라는 플러스 요인도 있다. 미국 베팅업체들이 저지에게 더 높은 확률을 부여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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