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에게 운이 따랐다. 이긴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현역 최다승의 명장은 스스로에게 엄격했다. 연승 행진에 쉽게 고무되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는 오랫동안 1위를 질주하다 한차례 날개가 꺾였다. 다시 박차고 날아오르고 있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의 눈에는 백전노장다운 노파심이 가득하다.
한화는 1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중시리즈 1차전에서 채은성의 역전 결승타와 문현빈의 쐐기 3점포를 앞세워 9대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최근 5연승 폭풍 질주다.
2점을 먼저 내줬지만, 이후 차근차근 반격을 가했다. 특히 4회 1사 만루에서 심우준의 불운한 병살타가 나왔지만, 5회 1사 만루에서 채은성, 또한번의 만루에서 심우준의 2타점 적시타가 차례로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9회초 터진 문현빈의 3점 홈런은 승리를 자축하는 한방이었다.
하지만 경기전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연승행진 중인 사령탑 같지 않았다. 전날 연장 11회 혈투 끝에 기어코 롯데를 스윕하며 4연승을 달렸지만, 짐짓 표정을 굳히며 "냉정하게 생각할줄 알아야한다. 이기면 무조건 좋은게 아니다. 실수가 많은 경기였다는 걸 우리 선수들도 알 것"이라며 "단지 승리 운이 우리쪽에 조금 따랐을 뿐"이라고 답했다.
어린 나이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문현빈에 대해서는 "체력적으로 만만찮은 타이밍이다. 노하우가 쌓이고 요령을 익히는 건 누가 가르쳐줘서 되는 부분이 아닌데, 잘 이겨내고 있다"며 애정을 표했다. 손아섭에 대해서는 "너무 보여주려고 하면 잘 안된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며 웃었다.
선발 김기중 역시 "어제 질 뻔한 경기를 잡았지 않나. 오늘 선발투수는 좀더 편안하게 던지길 바란다. 누구나 다 힘든 시기다. 서로 도와서 이겨내는 수밖에"라며 젊은 어깨의 부담을 덜어줬다.
결과적으로 신구 조화로 이뤄낸 승리였다. 투수진은 김기중 이후 김종수 정우주 김범수 한승혁이 실점 하나 없이 지켜냈고, 타선은 채은성 심우준 안치홍 등의 베테랑들이 필요할 때 한방씩 해준 가운데 문현빈이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비로소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는 "김기중이 4회까지 정말 잘 던져줬다. 승리투수 이닝까지는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해줬다"면서 "타격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5회에 힘을 내주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필요할 때 추가점이 터지며 흐름이 우리 쪽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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