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태형 감독의 엄청난 승부수, 결론은 동점 만루포.
'승부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의 야심찬 모험수도 실패로 돌아갔다. 연패라는 게 이렇게 끊기 어려운 건가 보다.
롯데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8대8로 비겼다. 8연패에 빠졌던 롯데는 이날 길고 긴 연패 탈출 찬스를 잡았지만, 여러 상황 집중력 결여로 귀중한 승리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이어지는 연패 상황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분위기 변화도 시도해봤다. 타격에서 너무 부진한 황성빈, 장두성을 대신해 신윤후를 주전 중견수로 투입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에이스 감보아가 연패를 끊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표현했다.
하지만 연패 상황 경기가 원하는대로 흐르면, 그게 연패 분위기인가. 1회 감보아가 상대 테이블세터의 끈질긴 커트에 30개 가까운 공을 던질 때부터 뭔가 불안했다. 감보아가 3실점 하는 가운데, 연패 기간 자신감을 잃은 롯데 타선은 구위가 떨어진 삼성 이승현(좌완)을 상대로 6회 겨우 1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그래도 무조건 죽으란 법은 없다고, 7회 삼성 양도근의 대형 수비 실책이 롯데를 살리는 듯 했다. 삼성이 쐐기점을 위해 일찌감치 강민호를 바꾸고 7회부터 이병헌과 불펜진이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는데 롯데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점이 된 가운데 양도근이 2점을 헌납하는 치명적 실책을 저질러 7-3 롯데 리드를 만드는 빌미를 제공했다. 롯데가 드디어 연패를 끊나 싶었다.
그런데 8회가 문제였다. 승리를 지키기 위해 투입한 홍민기가 매우 불안한 모습으로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다. 정현수도 마찬가지. 1사 만루 대위기. 8연패를 끊기 위한 김 감독의 승부수는 마무리 김원중 투입이었다. 연패를 끊을 수만 있다면, 이날은 김원중이 어떻게든 아웃 카운트 5개를 막아내야 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김원중이 김영웅에게 동점 만루포를 허용했다. 김영웅이 포기하지 않고 풀카운트서 2개의 커트를 해낼 때 분위기가 싸해졌다. 김원중이 주무기 포크볼을 낮게 떨어뜨렸지만 김영웅은 낮은 볼을 잘 퍼올리는 타자였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는 장쾌한 타구.
그래도 9회 김원중을 올려야 했다. 김원중이 9회까지 막아줘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믿었던 김원중이 9회에도 난조를 보이며 디아즈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투구수가 늘어나며 구위와 자신감이 떨어졌고, 결승점이 될 수 있는 점수를 내줬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던 건, 김원중이 이어진 만루 위기에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는 것. 9회말 황성빈이 '뜬금' 동점포를 터뜨렸기에 무승부라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입장에서는 연장 10회, 11회 연속 찬스를 잡고 끝내기 점수를 뽑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울 듯. 긴 연패에서 연패를 끊을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롯데는 주중 1위 LG 트윈스를 만난다. 무승부에 만족할 상황이 아니었다. 여러 아쉬운 포인트가 있었지만, 결국 김원중이 무너진게 컸다. 김 감독의 승부수가 통하지 않은 우울한 밤이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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