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크게 생각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 "올시즌은 힘들 것 같다."
안 그래도 '가시밭길'인데, 이럴 때 필요한 선수들은 돌아올 기약이 없으니 KIA 타이거즈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젊고 유망한 자원들인 황동하, 윤도현 얘기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올시즌 우승 경쟁도 아니고, 이렇게 힘겨운 5강 경쟁을 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지난해 우승 전력이 그대로인데다, 외국인 선수 전력은 업그레이드 되고 젊은 선수들 경쟁력도 올라와 팀이 더 강해질 거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상으로 너무 힘겨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슈퍼스타' 김도영. 올해만 햄스트링을 세 번이나 다쳤다. 사실상 시즌아웃이다. 베테랑 나성범, 김선빈도 전반기 나란히 종아리를 다치며 오래 자리를 비웠다. 불펜의 핵 곽도규는 수술대에 올랐다.
황동하, 윤도현, 박정우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던 선수들도 부상을 당했다. 박정우는 돌아왔지만 황동하와 윤도현은 감감 무소식.
두 사람 모두 황당한 부상으로 다친 게 너무나 안타깝다. 황동하는 인천 원정을 가 숙소 주변에 개인 용무를 보던 중 교통 사고를 당했다. 황동하 부주의라면 모를까, 과실 0%의 사고. 허리를 크게 다쳤다. 보조기를 장시간 착용하고 안정을 취해야 하는 큰 부상.
윤도현은 지난 6월11일 삼성 라이온즈전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에 공을 맞아 검지 골절상을 당했다. 이런 사고가 가끔 일어나기는 하는데, 왜 불운하냐면 윤도현의 경우 2년 연속 손가락 골절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2022년 데뷔 시즌부터 계속해서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없으면 너무 아쉬운 선수들이다. 황동하는 당장 지난해 5선발을 했고, 올해도 선발과 중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던 선수였다. 당장 최근 불펜 붕괴 조짐인 KIA 사정을 감안하면, 황동하가 있었다면 그 어려움이 어느정도 해소됐을 확률이 높다.
윤도현도 김도영이 없으면, 타격에서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김도영 동기로 공격력에 있어서만큼은 김도영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올 정규시즌 복귀는 어려울 듯.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는 9월 중순이면 치료와 재활이 끝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올라와도 보름 남짓한 시간밖에 없다. 너무 오랜 기간 쉰 선수가 바로 잘 던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황동하가 들어오는 건 머릿 속에 크게 생각을 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도 "정말 빨리 회복해 잘 던져줄 수 있다면 당연히 팀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퓨처스, 재활팀 얘기를 들어보고, 상황을 체크해야 하지 않을가 싶다"고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이 감독 말대로 거의 4달을 쉰 선수가 바로 100%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감독은 윤도현에 대해서도 "올시즌은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감독은 "3개월을 봤다. 다 낫고 운동하고 실전하고 하면 4개월이다. 올시즌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좋은 방향으로 준비가 됐다면 보고가 올라왔을텐데, 윤도현에 관한 보고는 없었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