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7월 20일 순위표는 한화가 55승2무33패로 1위, LG가 50승2무39패로 2위였다. 두 팀의 승차는 5.5게임.
한달이 지난 8월 20일 지금의 순위표는 완전히 다르다.
LG가 70승2무43패로 1위, 한화가 65승3무46패로 2위다. 두 팀의 승차는 3게임으로 벌어졌다. LG가 한달 사이에 무려 8.5게임 차를 앞선 것이다. LG는 20승4패를 기록했고, 한화는 10승1무13패에 그쳤다.
LG가 20일 롯데 자이언츠를 22년만에 10연패로 몰아넣으며 가장 먼저 70승 고지를 밟았다.
역대 70승 선점 팀의 정규리그 우승 확률은 77.1%(35번 중 27번)이고 한국시리즈 우승확률은 62.9%(35번 중 22번)이다.
초반 2점을 먼저 뽑았으나 이후 상대 선발 나균안에게 막혀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레이예스에게 스리런포를 맞아 2-3으로 끌려다녔지만 6회말 오지환의 2루 도루에 구본혁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것이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7회말 오스틴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고, 8회말엔 박동원의 쐐기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롯데도 8회초 1사 2루, 9회초 무사 2루의 찬스를 만들었으나 LG 불펜에 막혀 10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LG는 전날 골반 불편함으로 경기 중반 교체됐던 문성주가 선발에서 빠졌다. 염경엽 감독은 비어있는 2번 타자에 천성호를 배치했다. 타격이 좋은 신인 박관우도 고려했지만 나균안의 포크볼을 공략하기엔 쉽지 않다고 판단해 천성호를 기용했다.
신민재(2루수)-천성호(우익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지명타자)-구본혁(유격수)-이주헌(포수)-박해민(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
LG 선발 손주영은 세번째 10승 도전이었다. 후반기 5경기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19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다 올시즌 롯데전 3경기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의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이번 경기에 10승 달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LG는 1회말 신민재 천성호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좋은 기회로 출발했지만 오스틴이 3구 삼진, 문보경이 1루수앞 땅볼, 김현수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차례로 아웃되며 득점에 실패.
2회말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 오지환이 중월 솔로포를 날린 것.
2B2S에서 6구째 가운데 낮은 145.7㎞의 직구를 걷어올린 게 비거리 131m의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끝이 아니었다. 구본혁의 우전안타 때 우익수 고승민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책으로 무사 2루가 됐고, 이주헌의 희생번트에 이어 박해민의 1루수앞 땅볼로 1점을 더해 2-0을 만들었다.
그러나 3회초 손주영이 흔들렸다. 1사후 손호영과 고승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사 1,2루에 몰리더니 레이예스에게 중월 역전 스리런포를 맞았다.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3구째 가운데 낮은 122㎞의 커브에 레이예스가 제대로 반응했다.
손주영은 4회초에도 볼넷과 실책으로 1사 2,3루의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잡아내며 막았고, 5,6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며 6이닝 4안타(1홈런) 4볼넷 5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이 나균안에게 완전히 막혔다.
3회말 선두 오스틴이 볼넷으로 출루한 이후 6회말 2사까지 11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아웃되며 손주영을 도와주지 못했다.
그래도 6회말 2사후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만든 것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롯데가 호투하던 나균안을 교체한 것. 투구수 84개인 나균안을 빼고 정철원으로 빠르게 필승조를 투입했다.
그런데 오지환이 2루 도루를 해 2사 2루를 만들었고 구본혁이 중전안타를 쳐 오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여 3-3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
이정용이 7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LG가 7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1사후 신민재의 유격수 내야안타와 천성호의 우전안타로 1,3루를 만들었다. 천성호는 이날 2안타로 문성주 대신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오스틴이 세번째 투수 최준용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의 큰 타구를 쳐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다. 4-3 역전.
LG는 8회초 최근 필승조로 승진한 김영우를 셋업맨으로 올렸다. 그러나 선두 레이예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롯데는 곧바로 대주자 장두성을 투입했다.
유강남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대타 노진혁 때 장두성이 2루 도루에 성공. 1사 2루서 안타를 허용하면 바로 동점이 되는 상황. 그러나 김영우는 2B2S에서 142㎞의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마무리 유영찬이 올라와 나승엽을 149㎞의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 탈출.
그리고 LG는 8회말 추가점을 뽑으며 유영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사후 구본혁이 볼넷으로 나간 뒤 박동원이 좌측 펜스를 맞히는 2루타로 1점을 추가해 5-3으로 앞섰다.
유영찬은 9회초 선두 대타 박찬형에게 우월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황성빈과 한태양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 빠르게 2아웃을 만들었고, 손호영과도 2B2S에서 6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로 배트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손호영이 배트를 휘두르다 멈췄다. 1루심은 체크스윙 인정으로 삼진,
전날부터 정식으로 시행된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고 결과는 노 스윙. 풀카운트에서 공 3개를 더 던지 유영찬은 결국 볼넷으로 손호영을 내보냈다.
그리고 고승민과 승부한 유영찬은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로 3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승리를 끝내 지켰다.
7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이정용이 승리투수가 돼 시즌 5승째를 챙겼고, 김영우가 시즌 3번째 홀드를 올렸고, 유영찬은 16번째 세이브를 달성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손주영이 초반에 제구력이 흔들리며 고전했지만 6회까지 잘 끌어주며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해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면서 "승리조인 이정용 김영우 유영찬이 자기역할을 잘해주면서 지키는 야구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투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타선에서 6회 구본혁의 동점 적시타로 경기의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고 7회 천성호가 좋은 안타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고 오스틴의 역전 타점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었다. 또 추가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박동원이 추가 타점을 올려주며 유영찬에게 여유를 만들어주면서 승리를 매조지할 수 있었다"라고 후반에 착실히 점수를 쌓은 타선 역시 칭찬했다.
"실질적으로 1점차 승부였는데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준 전체 선수단을 칭찬해 주고 싶다"는 염 감독은 "계속되는 무더위에도 잠실 야구장을 만원 관중으로 만들어 주시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 주신 팬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날도 롯데-LG전의 빅게임아로 2만3750명의 매진을 기록했다. LG의 시즌 34번째 매진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