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어처구니 없는 토트넘 홋스퍼의 에베레치 에제 영입 실패가 결국 이강인의 앞길에도 부정적인 여파를 미쳤다.
토트넘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또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영입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에베레치 에제(27·크리스털 팰리스)를 아스널에 하이재킹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필이면 상대는 토트넘의 '철전지 원수'나 마찬가지인 아스널이다. 토트넘의 선수 영입 시스템에 또 다시 커다란 허점이 발견되고 말았다.
영국 공신력 1티어 매체인 공영방송 BBC를 필두로 한 현지 매체들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일제히 '아스널이 에제를 하이재킹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BBC는 '아스널의 무자비한 쿠데타'라고 이번 하이재킹 사태를 평가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결정적인 원인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우유부단함 때문으로 평가된다. 토트넘은 일찌감치 에제의 영입을 논의하며 거의 확정단계에 도달했었다. 더 선에 따르면 레비 회장이 크리스탈 팰리스 구단과 합의를 마치고, 에제와도 개인 합의까지 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적료 문제를 두고 레비 회장이 구두쇠 본능을 발휘하며 막판 타결에 난항을 겪었다. 심지어 토트넘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현금과 히샬리송을 묶는 거래 제안까지 논의했다.
이런 빈틈을 아스널이 재빨리 파고 들었다. 아스널은 여타 조건을 달지 않고, 돈으로 해결했다. 6000만파운드(약 1130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해 단번에 크리스탈 팰리스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런 사태의 불똥이 엉뚱하게 이강인에게 미치는 분위기다.
이강인은 최근 맹활약으로 이적시장에 새로운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아스널이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파리생제르맹(PSG)은 호락호락 이강인을 내주려 하지 않았다. 4500만유로의 이적료를 요구했다. 아스널이 감당하지 못할 금액은 아니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이강인이 아스널로 갈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아스널이 에제의 하이재킹을 위해 현금을 쏟아부으며 이강인에게 쓸 여력이 사라진 분위기다. 결국 이강인은 PSG 잔류가 유력해졌다. 레비 회장의 우유부단함이 불러온 끔찍한 나비효과라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