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선수가 수상에서 순위를 다투는 경정.
이들이 타는 모터 보트 최고 속도는 시속 80㎞다. 수면을 퉁퉁 치며 마치 날듯이 치고 나간다.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르다 보니 선수 안전을 위한 장구류도 여럿이다.
선수들이 착용하는 장비는 파라-아라미드 섬유로 제작된다. 최대 5~6배 높은 인장 강도와 뛰어난 내열성, 내화학성, 내구성을 자랑하는 고성능 섬유로 방탄복, 소방복 등에 쓰이는 소재다. 점퍼 형태의 상의 유니폼은 파라-아라미드 섬유로 안감이 구성되어 외부 충격을 막아준다. 하의 역시 2겹의 파라-아라미드로 제작되는데, 허리와 같은 주요 부위는 3겹이다. 경주 중 모터보트가 전복되거나 낙수 시 프로펠러와의 접촉으로 인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물이 많이 튈 수밖에 없는 경정의 특성상 위, 아래 방수복도 입는다. 이들이 착용하는 가죽 장갑 역시 안감은 파라-아라미드 소재로 제작돼 있다.
팔 보호대는 왼쪽만 착용한다. 바로 몽키턴(Monkey turn) 때문. 몽키턴은 선수들이 선회할 때 보트에서 일어나 등을 구부린 자세로 체중을 이동하는 모습이 원숭이와 비슷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반시계 방향으로 선회하기에 왼쪽 팔에 압력이 가해져 이를 보호하기 위해 왼쪽 팔에만 보호대를 착용한다.
신발 역시 독특한 구조다. 바닥은 미끄럼방지 고무, 티타늄판 1겹, 파라-아라미드 3겹, 우레탄 깔창 1겹으로 만들어졌으며, 발등 부분은 티타늄판, 파라-아라미드 2겹, 방수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선수용 구명조끼 역시 일반 구명조끼와 다르다. 물에 빠졌을 때 거의 수직으로 세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헬멧도 어떤 각도에서도 물에 떠오르도록 제작하여 선수들을 보호한다.
선수들이 타는 모터 보트는 모두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소유. 초창기에는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했지만, 현재는 국내 생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각각 110대의 모터와 보트는 고유 번호가 정해져 있고, 경주 및 정비 기록은 모두 경정 누리집에 공개된다. 모터와 보트 모두 회차마다 추첨을 통해 선수들에 각각 배정된다. 때문에 선수들은 거의 매번 다른 모터와 보트를 타고 경주에 임한다.
경정 보트의 대부분은 목재로 이뤄져 있으나, 외부 껍데기(카울)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이다. 충돌 시 충격을 줄여 부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전담 부서가 정비, 관리하는 보트와 달리 모터 정비는 선수들이 경주 전날 오전 직접 한다. 모터를 분해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비하는데, 주로 전기장치, 실린더 헤드, 기화기 등을 집중적으로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한 지식과 노하우가 요구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비된 모터를 보트에 장착할 때 재는 각도는 '틸트각'으로 불린다. 통상 장착 각도는 78도가 기준이나, 선수 성향에 따라 -0.5에서 +1.5도까지 조정 가능하다. 틸트각 수치가 적을수록 선회 성능이 좋아지고, 클수록 직진 성능이 향상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