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임시 캡틴' 김진수(33·FC서울)가 위기에 빠진 FC서울을 구했다. FC서울은 8월의 시작과 함께 위기에 빠졌다.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꼴찌' 대구FC전에선 가까스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천 상무와의 원정 경기에선 2대6으로 완패했다.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안티콜'이 쏟아졌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 김진수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진수는 24일 울산 HD와의 홈경기에서 두 개의 도움을 배달하며 팀의 3대2 승리에 앞장섰다. 그는 8월 치른 세 경기에서 1골-3도움을 기록하며 물오른 발끝을 자랑했다.
김진수는 "프로에 와서 6실점은 처음인 것 같다.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실점 장면을 보면 다 우리 실수로 발생했다. 감독님이 정신적인 것, 팀을 위해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책을 많이 하셨다. 준비하는 일주일 동안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많이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울산전) 중요한 경기였다. 승점 3점을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해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공격과 수비 다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임시'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캡틴' 제시 린가드가 경고누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린가드가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경기 전에 미리 내려와서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정말 주장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나는 린가드 뒤에서 도와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언어가 잘 되지 않는다.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경기 전에 '각자 위치에서 책임감을 갖고 뛰며, 서로 믿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선수들이) 그 말을 잘 들어준 것 같다. 경기 막판 10~15분 동안 실점하지 않으려고 모든 선수가 몸을 날렸다.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끈끈하게 했다. 그런 모습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진수는 최근 연이어 터져나온 팬들의 비판 목소리에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실망스러웠던 경기도 있다. 경기력이 좋지만 득점하지 못해서 비기거나 한 경기도 많았다. 우리가 다 (골) 결정해서 승리했다면 말이 또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팬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감독님이 노력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선수들이 노력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팬들께서 목소리를 내는 게 잘못됐다는 얘기도 아니다. 팬들의 걱정 어린 한 마디, 한 마디 우리를 위해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잘 받아들이고 있다. 감독님도 받아들이고 계신 것 같다. 이걸 경기장에서 우리가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승리로 보답하는 게 팬들께 답을 드리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상대는 FC안양이다. 9월 A매치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다. 김진수는 "안양전은 말하지 않아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선수들이 분명히 다 알거라고 생각한다. 홈에서 하는 경기, '더비'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 울산전 준비했던 그 자세보다 더 집중해서 더 운동하고, 다 쏟아부어서 일주일 동안 잘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