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헛스윙 헛스윙 헛스윙.
'타격 도사'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3번 연속으로 속았다. 롯데 자이언츠 강속구 투수 윤성빈이 던진 포크볼은 그야말로 마구 수준이었다.
윤성빈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구원 등판, 엄청나게 위력적인 포크볼을 뽐냈다. 양의지 박준순 두 타자를 연달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양의지는 올해 타격왕 페이스다. 타율 3할2푼7로 리그 2위다. 박준순은 타율 3할을 치는 특급 루키다. 그런 둘을 공 6개로 처리한 것이다. 이날 경기는 8대8 무승부로 끝났지만 윤성빈의 임팩트는 대단했다.
윤성빈은 5-5로 맞선 5회초, 1사 후 선발 이민석이 케이브에게 볼넷을 주자 구원 등판했다.
윤성빈은 양의지를 상대로 포크볼만 3개를 던졌다. 가운데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가 뚝 떨어졌다. 양의지는 3번 모두 방망이를 헛돌렸다.
다음 타자 박준순에게는 초구 156km 패스트볼을 보여줬다. 박준순이 맞히긴 했지만 파울. 강력한 패스트볼을 인식시킨 윤성빈은 다시 포크볼을 꺼냈다. 2구째 포크볼이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에 걸쳤다. 박준순은 반응하지 못했다. 3구째 포크볼 스피드가 145km나 나왔다. 웬만한 투수들 패스트볼 구속과 비슷한 수준. 박준순은 헛스윙을 참아내지 못했다.
5회말 롯데가 6-5로 앞서면서 윤성빈은 구원승 요건도 갖췄다.
하지만 윤성빈은 두 번째 이닝인 6회초에 한계도 함께 노출했다. 패스트볼과 포크볼 제구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
윤성빈은 선두타자 김인태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158km 패스트볼이 김인태의 무릎을 맞히고 말았다.
무사 1루에서는 다시 제구력이 돌아왔다. 김기연에게 초구 154km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았다. 2구와 3구는 역시 포크볼이었다. 윤성빈의 포크볼이 또 절묘하게 떨어졌다. 김기연도 헛스윙 헛스윙.
1사 1루에서는 다소 불운했다. 박계범에게 내야 뜬공을 유도했다. 빗맞은 타구였다. 투수와 2루수 사이에 뚝 떨어진 탓에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윤성빈은 2사 1, 2루에서 이유찬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번에도 포크볼이었다. 2스트라이크 2볼에서 156km 패스트볼을 보여주고 145km 포크볼을 떨어뜨렸다. 이유찬도 방망이를 헛돌렸다.
윤성빈은 여기서 교체됐다. 다음 투수 정현수가 윤성빈의 책임주자를 모두 들여보냈다. 윤성빈은 1⅓이닝 2실점을 기록하게 됐지만 아웃카운트 4개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산=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