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다연과 이민지가 2년 만에 펼친 숨 막히는 연장승부. '어게인 2023', 데자뷔 같았던 드라마틱한 승부의 끝에는 환의와 감동의 여운이 남았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우승 상금 2억7000만 원)이 이다연의 극적인 우승과 함께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다연은 이민지와 2차 연장 접전 끝에 다시 한번 승리하며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계적 골퍼 이민지는 아쉬운 패배에도 환한 미소로 후배를 안고 진심어린 축하를 건네는 모습으로 대회의 품격을 높였다.
KLPGA 최대 상금 규모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하나금융그룹 소속 리디아 고(세계랭킹 4위), 이민지(세계랭킹 3위) 등 월드 스타들을 비롯, KLPGA 정상급 선수들과 아시아 각국의 유망주들의 참여로 큰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비가 내린 1,2라운드에도 하루 5000명이 넘는 골프팬이 대회장을 찾았다. 극적인 승부가 펼쳐진 최종 라운드에는 무려 3만9269명의 구름 갤러리가 손에 땀을 쥐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나흘간 총 6만5558명이 대회장을 방문해 가을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최고 선수들의 명승부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선수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회 준비였다.
주최측은 갤러리플라자를 통해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갤러리들은 경기 관람 외에도,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체험 이벤트를 즐기며 가을의 멋진 하루를 만끽했다. 하나금융그룹 홍보관에서는 경품 이벤트와 선수 사인회가 이어져 나흘간 갤러리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어린이가 체험할 수 있는 '스내그(SNAG) 골프' 부스도 가족 단위 갤러리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잘 알려진 '급식대가' 이미영 셰프가 직접 '단 하나의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제육덮밥 메뉴를 선보였다. 시작과 동시에 긴 줄이 늘어섰고, 골프 대회에서 유명 셰프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에 들뜬 갤러리의 성원으로 150인분이 모두 소진됐다. 이미영 셰프는 "가족 단위로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몰랐다"며 "학생들과 아이들한테 음식을 나눠주니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환경친화적인 운영과 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ESG를 확장했다.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며, 공항철도 탑승객에게 갤러리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웃사랑 실천도 빼놓지 않았다. 선수들의 전체 상금 1%인 1500만원에 하나금융그룹이 같은 금액을 지원해 조성한 총 3000만원을 기부했다. 이에 더해 1번홀과 11번홀에서 버디, 17번홀 티샷의 '별송이존' 안착 등 선수들의 플레이에 따른 추가 기부도 이어졌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국내외 최고 스타 선수의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와 갤러리, 환경, 이웃 친화적 대회 운영으로 올해도 필드 안팎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경기력과 흥행력 모두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품 대회로 자리매김 했다. 단순한 경기 관람을 넘어, 스포츠와 문화가 결합된 축제의 장으로 골프 대회 관람 문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성공적 대회로 변함 없는 명성을 이어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