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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기나긴 90분' 홍명보 감독 감싼 치명적 실수, 김민재 "브라질전 잊고 다음 경기 잘할 것"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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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수비 입장에선 기나긴 90분이었다.

대한민국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0대5로 완패했다. 전반 2골, 후반 3골을 허용하며 허망하게 무너졌다. 홍명보호는 9월 A매치 2연전에서 북중미의 미국(2대0 승)과 멕시코(2대2 무)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다.

10월에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중과부적이었다. 이변 또한 떠올릴 수 없었다.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누비고 있는 김민재(29)는 더 뼈아팠다.

그는 지난달 홍명보 감독의 첫 스리백 실험에도 여백이 없었다. 그러나 브라질전은 달랐다. 대한민국은 전반 초반부터 브라질의 강력한 공세에 버티고 버텼지만 전반 13분 첫 골을 허용했다. 브루노 기마랑이스(뉴캐슬)의 스루패스가 오른쪽 뒷공간을 파고든 이스테방 윌리앙(첼시)의 발끝에 걸렸다. 조현우와 1대1 찬스를 맞은 그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서곡이었다. 브라질은 전반 41분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와 카세미루(맨유)의 그림같은 연결을 받은 후 오른발로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수비라인의 중심축인 김민재는 전반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했다. 전반 23분 영리한 태클로 비니시우스의 역습을 저지했다. 뒤이어 마테우스 쿠냐(맨유)를 제지하는 과정에선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제몫을 했다.

그러나 그의 자존심은 후반 허물어졌다. 후반 2분 치명적 실수를 했다. 페널티지역에서 김주성(히로시마)의 백패스를 받은 김민재는 다시 김주성에게 볼을 건네려하다 이스테방에게 헌납했다. 이스테방이 빠르게 골문 앞까지 달려가 왼발로 골문을 열었다. 그는 멀티골을 완성했다.

2분 뒤에는 백승호(버밍엄시티)가 중원에서 브라질의 강력한 압박에 볼을 빼앗겼다. 볼을 따낸 카세미루는 비니시우스에게 패스했다. 비니시우스는 무방비인 왼쪽의 호두리구에게 재차 연결했다. 호드리구가 오른발로 골문을 다시 열었다.

후반 33분에는 비니시우스의 피날레 골이 터졌다. 대한민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역습을 허용했고, 비니시우스의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했다. 비니시우스가 조현우와의 1대1 찬스에서 5번째 골을 완성했다.

김민재는 이번 소집을 앞두고 부상 우려가 제기됐다. 홍 감독은 경기 하루 전날인 9일 "경기하는 데 컨디션 문제 없다. 이 안에서 우리에게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웃을 수 없었다. 그는 브라질전 후 "우리보다 강팀 상대로 이제 모든 선수들이 이제 경험을 해봤고. 실수를 해서 골도 먹고, 실력 차이로 인해서 골도 먹고 했는데 이번 경기를 잊고 다음 경기를 잘하면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전반에는 브라질이 압박을 그렇게 강하게 안 했던 것 같고, 후반부터 압박을 좀 강하게 시작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보다 강팀이다 보니까 조금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스리백에 대해선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보다 강팀이랑 할 때 조금 더 수비 쪽에서 수적 우위를 가지고 경기를 할 수 있지만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단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실점 장면이 나왔다. 실수도 있었고, 상대가 잘해서 패싱플레이로 골도 넣었다. 카운트어택에 의한 실점도 있었다. 앞으로 우리가 더 개선을 해야 한다. 그러면 나중엔 실수를 안 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김민재가 다음 경기에서 실수를 안 할 수 있다. 미국 원정과 비교해 앞에서부터 압박하는 타이밍과 강도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계속해서 개선해야 할 방향"이라고 했다.

김민재는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과 함께 후반 18분 교체돼 나왔다. 홍명보호는 14일 파라과이와 또 격돌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