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9년만에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무대에 올랐다. 19년전 독수리군단의 지휘봉을 잡았던 사령탑도 현장에서 응원의 불꽃을 불사른다.
김인식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27일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리는 잠실 현장을 찾았다.
이날 김인식 전 감독은 김응용 박영길 강병철 등 한국 야구 원로 겸 전 감독들과 함께 한국시리즈를 관람한다. 1947년생인 김인식 전 감독은 올해 나이 78세다. 프로야구 최고령 김경문 한화 감독(67)보다도 10살 이상 많다.
한화에게 올해 한국시리즈는 무척 특별하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희수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1999년이 유일하다. 이해는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이기도 하다.
마지막 한국시리즈는 2006년, 19년만의 한국시리즈 도전이다. 당시 한화를 이끌었던 사령탑이 바로 김인식 전 감독이다. 당시엔 삼성 라이온즈에 패해 준우승이었다.
그는 "2006년에 함께 한국시리즈를 치른 선수는 이제 류현진 딱 하나 남았다. 참 세월이 빠르네"라고 돌아봤다.
류현진에겐 얼마전 "잠실 오면 한번 보자"고 미리 연락했다고. 다만 류현진이 2차전 선발로 나설거라는 예상은 미처 못해 약속 잡은 날이 이날이었다. 김인식 전 감독은 "분명히 선발이 정해진 뒤일 텐데, 현진이가 나한테도 보안을 지켰나보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 들어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다. 김인식 전 감독은 취재진의 걱정에 "따뜻하게 잘 입었다"며 미소로 답했다.
"날씨도 너무 춥고 상황도 어렵다. 그래도 류현진 아닌가. 다치지 말고 잘 던졌으면 좋겠다. 자기 기량을 잘 펼치길 바란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면 좋겠다."
김인식 전 감독은 1995~2003년 두산 베어스, 2005~2009년 한화를 이끌었다. 2006,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을 지휘한 '국민 감독'이기도 하다.
두산 시절엔 2번(1995, 2001)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쉽게도 한화에선 우승까진 하지 못했다. 다만 2006년 당시 류현진은 3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했다.
이날 인터뷰 도중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도 마주쳤다. 감독은 바뀌었지만, 한화는 다시한번 산전수전 다 겪은 노감독의 지휘 하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모양새. 김인식 전 감독은 "잘 싸워라"하고 후배 감독을 격려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