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현역 시절 '냉혈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폴 스콜스의 최근 고백이 영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스콜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폐증을 가진 아들 에이든을 20년 간 돌봐온 사연을 공개했다. 스콜스의 세 자녀 중 둘째인 에이든은 2살 무렵 중증 자폐 진단을 받았고, 현재까지 가족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스콜스는 그동안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나, 최근 방송 해설위원에서 하차하면서 에이든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1994년부터 2013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스콜스는 현역시절 뛰어난 기량 뿐만 아니라 승부욕으로도 주목 받았다. 경기 중 거친 플레이와 반칙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투쟁력을 보였다. 말수 적은 성격도 묵직한 이미지를 더했다.
스콜스는 "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았던 초기가 가장 힘들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진단을 받고 나니 사실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현역시절 종종 손에 물리거나 할퀸 자국이 있었다는 증언에 대해선 "아들은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는 좌절감 탓에 종종 나를 물거나 할퀴었다. 하지만 나는 선수로 뛸 동안 쉴 틈이 없었다"며 "그땐 (아들을 돌보지 못하는 것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젠 아무렇지 않다"고 돌아봤다. 또 "원정 경기 후 처음으로 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던 순간도 기억난다. 그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나를 내쫓았지만, 아들의 상황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았다. 몇 주 후에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꽤 힘든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스콜스는 최근 아내와 이혼을 발표했으나, 에이든을 돌보는 것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에이든은 말을 할 수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건 가까운 사람 몇 명 뿐"이라며 "요일, 시간 개념이 없기 때문에 항상 나와 모든 걸 같이 한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을 보면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든의 이야기로 타인의 동정을 받고 싶지 않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스콜스의 사연이 공개된 뒤 영국 전역에서 응원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스콜스는 SNS를 통해 '인터뷰 후 에이든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신 모든 이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가능한 모든 메시지를 읽고자 했다'며 '가족, 특히 아버지들의 반응을 보니 내가 (에이든에 대해) 말한 것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 알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 '어떤 아버지로부터 우리의 일은 아이보다 하루 더 오래사는 것이라는 말이 내게 큰 울림을 줬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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