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LA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 꿈이 산산조각날 위기에 빠졌다. 믿었던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3회말 선제 3점포를 얻어맞고 강판됐다.
오타니는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캐나타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7차전에 선발로 나왔지만, 3회를 넘기지 못했다. 투타 겸업에 따른 피로의 여파가 그대로 장타로 이어졌다.
이날 1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한 오타니는 타자로서 1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맥스 슈어저로부터 중전안타를 날렸다. 타격감은 여전히 뜨거웠다.
하지만 구위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90마일 후반에서 100마일까지 나왔지만, 스트라이크 존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스위퍼 등 변화구는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1회말 선두타자 조지 스프링어에게 초구부터 연속 3개의 볼을 내줬다. 커브와 스위퍼의 제구가 좋지 못했다. 4구째 바깥쪽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5구째 98.8마일짜리 포심이 좌전안타로 이어졌다.
선두타자 안타의 위기를 맞이한 오타니는 다시 힘을 끌어올렸다. 후속 타자 나단 루스를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오타니는 3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 99.6마일짜리 포심을 앞세워 스탠딩 삼진으로 잡았다. 이때 1루주자 스프링어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잡히며 이닝이 종료됐다.
2회에도 오타니의 위기는 이어졌다. 선두타자 보 비셋에게 볼넷, 후속 애디슨 바거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 위기에 또 몰렸다. 이후 알레한드로 커크와 달튼 바쇼를 각각 1루 파울플라이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어니 클레멘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사 만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이 위기도 넘겼다. 9번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를 상대로 99마일짜리 포심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렇듯 두 번의 실점 위기는 우격다짐으로 넘겼지만, 세 번째 위기는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
오타니는 3회초 공격 때 2사 후 마지막 타자로 나와 큼직한 좌익수 뜬공을 치고 물러났다. 이후 숨을 간신히 고른 뒤 3회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제구가 더 나빠졌다.
선두타자 스프링어에게 좌전안타, 루크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오타니는 폭투로 스프링어를 3루로 보낸 뒤 다음 타자 게레로 주니어를 고의4구로 걸렀다. 1사 1, 3루 상황. 타석에는 비셋이 나왔다.
비셋은 오타니의 초구로 변화구를 예상하고 들어갔다. 그 예상이 적중했다. 오타니의 초구 슬라이더(88.7마일)가 밋밋하게 가운데로 몰렸고, 비셋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속도가 무려 110.1마일까지 나왔다. 까마득하게 날아간 타구는 로저스센터 상공을 반으로 가른 채 날아가 중앙 관중석 상단에 꽂혔다. 토론토의 선제 3점포였다.
결국 오타니는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제 아무리 '탈인간급' 오타니라도 월드시리즈 7차전의 부담은 떨치지 못했다. 오타니도 인간이었다. 그러나 이 본질이 최악의 결과로 드러나고야 말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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