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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수상 불발됐지만' 단 3달 뛰고 '신인상 2위'...이것이 '월클' 손흥민의 위엄[오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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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과는 예상대로였다.

'LA맨' 손흥민(LA FC)이 아쉽게 '신인왕'을 놓쳤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은 5일(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2025시즌 신인상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앤더슨 드라이어(샌디에이고)가 뽑혔다. 사무국에 따르면 이번 신인상은 MLS 기술진, 미디어,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됐다. 드라이어는 74.11%의 득표율로 신인상을 차지했다. 신인상은 프로 경험이 있는 선수들 중 2025년 MLS에 데뷔한 선수에게 주어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안데레흐트에서 샌디에고로 이적한 드라이어는 무려 20골-17도움을 기록했다. 드라이어의 활약을 앞세워 샌디에이고는 서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다. 사무국은 '샌디에이고의 드라이어가 2025년 MLS 올해의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며 '"드라이어는 데뷔 시즌 구단 최다인 19골 19도움으로 공격포인트 38개를 기록했다. MLS 시즌 역대 3위의 기록이다. 샌디에이고 64골 중 60%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2위는 손흥민의 몫이었다. 손흥민은 6.3%의 지지를 받았다. 15골-12도움이라는 어마어마한 생산력을 보인 시카고 파이어의 필리피 싱케르나겔(6.21%)를 따돌렸다. 단 3개월 간의 활약으로 신인상 2위에 오른 것도 분명 대단한 성과다. MLS 사무국조차 '드라이어가 최고의 활약을 했다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고 공식 인정할 정도였다.

손흥민은 8월 10년간 뛰었던 토트넘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행선지는 미국, LA FC였다. 손흥민은 존 토링턴 LA FC 공동 회장 겸 단장, 베넷 로젠탈 수석 구단주 등 구단 관계자 외에 캐런 배스 LA 시장을 비롯해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 헤더 허트 LA 시의원, 김영환 주 대한민국 총영사 등 지역 정치인들의 환대를 받으며 LA FC에 입성했다.

손흥민은 입성하자마자 MLS의 물줄기를 바꿨다. 미국 'LA타임즈'는 'MLS 역사상 가장 중요한 영입 TOP10'을 발표했다. 그간 내로라 하는 슈퍼스타들이 MLS 무대를 밟았는데, 손흥민은 그 틈바구니 속 4위에 올랐다. 1위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LA갤럭스로 이적해 현재 인터 마이애미의 구단주가 된 데이비드 베컴이었다. 2위는 역시 LA갤럭시에서 활약한 '레전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고, 3위는 현재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GOAT' 리오넬 메시다.

다음이 손흥민이었다. 그 아래 미국 축구의 전설 랜던 도노번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클린트 뎀프시, 그리고 아스널의 전설이자 뉴욕 레드불스에서 뛴 티에리 앙리가 자리했다는 것은 손흥민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무대를 밟았던 'EPL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가레스 베일 등은 순위에 들지도 못했다.

LA타임즈는 '이달 초 성사된 아시아 축구 스타 손흥민의 LA FC 이적은 팀에만 국한되지 않은 대형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MLS 입장에서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며 마케팅과 스폰서십 측면에서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리그 역대 최고액인 2600만달러(약 363억 원)의 이적료도 충분히 값어치를 할 수 있다는 평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흥민 효과는 이미 진행 중이다. LA FC는 '손흥민 효과'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는데, '손흥민이 합류한 뒤 나타난 효과는 전례가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LA FC에 따르면 손흥민의 영입 효과는 2022년 가레스 베일을 영입했을 때보다 5배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치를 보면 더욱 놀라운데, 손흥민이 합류한 뒤 구단 관련 콘텐츠 조회수는 339억8000만회로 594% 증가했다. 구단에 대한 언론 보도 역시 289% 늘어났다. 손흥민의 유니폼은 150만장 넘게 팔렸는데, 이는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할 당시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해당 기간 손흥민의 유니폼은 전 세계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경기장 안에서도 곧바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10일 시카고 파이어와의 데뷔전(2대2 무)에서 동점골이 된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손흥민은 이어진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첫 선발 경기(2대1 승)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진 24일 FC댈러스와의 경기에서는 데뷔골까지 넣었다. 전반 6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미국에서 펼쳤다.

손흥민의 골에 미국이 더 흥분했다. MLS는 '손흥민이 MLS에서 자신의 기량을 빠르게 입증했다'며 '손흥민이 MLS에서 월드클래스급 데뷔골을 터트렸다'고 했다. 함께 뛰는 수비수 코시 타파리는 "손흥민의 첫 세 경기는 루브르 박물관에 걸어둬야 할 수준"이라며 "페널티킥을 얻고, 도움을 기록하고, 골을 넣었다. 다음 주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고, 그의 에너지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결국 이 골은 올해의 골이 됐다. 지난달 28일 MLS 사무국은 '손흥민의 LA FC 데뷔골이 영원히 역사에 기록된다. 한국의 슈퍼스타가 터뜨린 8월 FC댈러스전 환상 프리킥골이 2025 AT&T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손흥민의 골은 라운드 최고의 골인 '골 오브 더 매치데이'에 선정됐고, 2025시즌 MLS 최고의 골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은 MLS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 팬 투표에서 'GOAT'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흥부듀오' 드니 부앙가(LA FC)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받았다.

1996년부터 시작된 MLS 올해의 골 타이틀을 아시아 선수가 수상한 것도, LA FC 선수가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MLS 사무국은 '8월 데뷔한 손흥민은 정규 시즌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했다. 부앙가와 함께 치명적인 공격력을 선보였고, 한때 팀의 연속 18골을 합작하기도 했다'도 조명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14일 산호세 어스퀘이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렸고, 18일 레알 솔트레이크 원정에서는 첫번째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22일 솔트레이크와의 홈경기에서는 1골-2도움을, 28일 세인트루이스 시티 원정경기에서는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최종전인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폭발시켰다. 손흥민은 데뷔하자마자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정규시즌 10경기를 9골-3도움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이주의 팀에만 4번이나 선정되는 등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아쉽게 신인상은 놓쳤지만, 손흥민은 시선은 우승을 향한다. LA FC는 오스틴FC를 꺾고 서부컨퍼런스 준결승에 올랐다. 상대는 '바이에른 레전드' 토마스 뮐러가 뛰는 밴쿠버 화이트캡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