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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쇼트 롤의 마법' 서명진 박무빈 눈부신 슛 셀렉션. 현대모비스 74대68 소노 제압. 소노 '단발 공격'은 왜 현대모비스 늪에 삼켜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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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2연승을 달렸다.

현대모비스는 6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이승현의 공백에도 서명진(21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레이션 해먼즈(18득점, 7리바운드)의 맹활약으로 네이던 나이트(23득점, 20리바운드) 케빈 켐바오(26득점, 14리바운드)가 분투한 고양 소노를 74대68로 꺾었다.

현대모비스는 6승7패로 단독 7위로 올라섰고, 소노는 3승9패로 9위.

경기 전, 양팀 사령탑의 포인트는 명확했다. 현대모비스 양동근 감독은 "최근 이정현의 공격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가 좋다. 소노가 켐바오를 3번으로 쓰느냐, 4번으로 쓰느냐에 따라 수비가 좀 달라질 수 있지만, 이정현 봉쇄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경기에 이어 이승현이 결장. 양 감독은 "본인은 뛸 수 있다고 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제외시켰다"고 했다.

소노 손창환 감독은 "현대모비스는 쇼트 롤(Short roll·2대2 픽 앤 롤의 한 종류로 짧게 돌아가서 스크리너가 하이 포스트 지점에서 볼을 잡는 방식)이 매우 좋다. 여기에서 현대모비스 공격 위력이 나온다. 이 부분을 봉쇄하기 위해 박무빈, 서명진의 움직임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줬고, 소노는 추격의 흐름에서 빅3의 시너지가 전혀 나오지 않는 단발성 공격으로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전반전

초반, 현대모비스는 잇따라 2대2로 골밑 돌파 성공, 4-0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소노는 이정현과 나이트를 중심으로 골밑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켐바오도 미드 점퍼로 힘을 보탰다.

확실히 소노의 빅3의 힘은 위력적.

이승현이 없는 현대모비스의 골밑. 소노는 미스매치로 공략했다. 17-9 리드.

현대모비스도 해먼즈를 앞세워 픽 앤 팝으로 3점 공략. 하지만, 소노는 이정현과 나이트가 2대2로 현대모비스 수비를 완벽하게 뚫었다. 이정현과 나이트의 픽 앤 롤, 나이트와 이정현의 인버티드 픽 앤 롤, 켐바오와 나이트의 픽 앤 롤이 잇따라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역시 2대2로 반격에 성공, 22-18, 4점 차 소노의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가 시작됐다. 이정현과 나이트가 현대모비스가 잘하는 쇼트 롤 작업을 했다. 나이트는 해먼스와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포스트 업 1대1. 나이트는 절묘한 스핀무브로 레이업 슛. 그런데, 림을 돌아 나왔다. 나이트가 최근 골밑에서 메이드 비율이 떨어지는 약점이 단적으로 나타난 대목. 반면, 해먼즈는 냉정하게 3점포를 터뜨렸다. 나이트가 팁 인으로 공격에 성공하자, 현대모비스는 해먼즈의 스크린을 받은 서명진이 3점포를 터뜨렸다. 최근 서명진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 결국 24-24 동점.

양팀은 모두 외국인 선수 2옵션으로 교체. 함지훈의 시간이 왔다. 자유투 2득점. 소노는 함지훈을 1대1로 막기 쉽지 않았다. 결국 기습적 더블팀. 그러자, 곧바로 오른쪽 코너로 패스. 조한진의 3점포가 터졌다.

세컨드 유닛 싸움에서 현대모비스가 압도했다. 소노는 이정현이 빠지자 볼 핸들러가 불안해졌다. 현대모비스의 강한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결국 단발 공격, 연속 불발.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이 조율하면서 로메로의 덩크슛까지 터졌다. 37-26, 11점 차 리드. 결국 소노는 이정현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갈비뼈 부상으로 빠진 이재도의 공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단, 이정현이 흐름을 차단했다. 날카로운 골밑 돌파. 현대모비스가 조직적 패스로 이도현의 3점포가 터지자, 이정현은 이도현의 파울을 유도. 현대모비스의 팀 파울로 자유투 2득점. 결국 40-34, 6점 차 현대모비스의 리드로 2쿼터 종료. 현대모비스가 함지훈을 중심으로 한 세컨드 유닛 싸움에서 완승. 단, 2쿼터 막판 이정현이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후반전

확실히 베스트 5의 힘은 소노가 근소하게 앞섰다. 나이트의 해먼즈를 상대로 한 포스트 업. 쉽게 2득점.

현대모비스가 박무빈과 해먼즈의 쇼트 롤, 박무빈의 미드 점퍼로 응수하자, 켐바오가 3점포를 터뜨렸다.

이정현과 나이트의 2대2, 나이트의 강력한 앨리웁 덩크가 터졌다. 켐바오의 골밑 돌파도 성공,

문제는 흐름을 탄 상황에서 소노의 공격 방식이었다. 켐바오와 이정현, 나이트의 단발 공격이 이어졌다. 흐름을 잡는 순간, 좀 더 많은 스크린과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밀도있는 공격 루트가 필요했지만, 소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결국 공격은 모두 불발.

현대모비스가 응징했다. 해먼즈가 터프한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소노의 공격 미스를 트랜지션 속공으로 연결했다. 조한진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53-43, 다시 10점 차까지 벌어졌다.

소노의 작전타임. 박진철이 정희재를 대신해 들어갔다. 하지만, 실책. 박무빈이 공격 확률이 가장 높은 미드 레인지 지역에서 가볍게 2점을 추가.

소노는 켐바오가 1대1로 연속 4득점. 하지만, 현대모비스에게 심리적 데미지는 없었다. 여전히 소노 공격은 단발성이었다. 결국 57-47, 10점 차 현대모비스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초반, 소노는 수비수 김진유의 오른 발목이 돌아갔다. 그대로 벤치행. 소노 입장에서는 많은 손실이었다.

10~12점 차 교착 상태. 켐바오의 돌파에 현대모비스의 U파울. 소노의 연속 4득점. 흐름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노련한 함지훈이 있었다.

서명진의 플로터가 불발. 함지훈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날카롭게 돌진하는 해먼즈에게 연결.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가 완성됐다.

이정현의 턴오버. 그러자, 함지훈은 그대로 포스트 업. 소노 수비가 몰리자, 코너 서명진에게 연결했다. 3점포 작렬. 68-55, 14점 차 현대모비스의 리드. 남은 시간은 4분23초. 여기에서 사실상 승패는 결정됐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인다. 신임 양동근 감독의 철저한 준비와 적재적소의 선수 배치가 돋보인다. 그는 "전력은 백짓장 차이다. 우리 팀의 약점을 최대한 메우고,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도 그랬다. 소노 나이트, 켐바오, 이정현은 확실히 개인 기량이 좋았다. 미스매치가 발생하자, 소노는 높은 확률로 메이드를 시켰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조직적 갭 디펜스로 수비를 정돈하자, 소노의 단발 공격은 확률이 떨어졌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2대2 쇼트롤에 의한 서명진 박무빈의 좋은 슈팅 셀렉션과 함지훈의 농익은 경기조율로 승부처를 돌파했다. 두 팀의 결정적 차이였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