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포트 2' 사수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핵심은 '이기는 습관'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다음달 열리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 전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볼리비아-가나로 이어지는 11월 A매치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월드컵 조 추첨의 '포트2' 여부가 갈린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대로라면 23위까지 포트2에 들어간다. 한국은 22위에 랭크돼 있다. 한국은 '포트 2'를 지켜야 월드컵 조 추첨에서 버거운 상대를 피할 수 있다. 11월 A매치가 무척 중요한 이유다.
한국은 일단 볼리비아와의 첫 단추를 잘 채웠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격돌에서 2대0으로 이겼다. 쉽지 않은 대결이었다. 한국은 전반 다소 뻑뻑한 흐름 속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후반은 달랐다. '캡틴' 손흥민(LA FC)의 프리킥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인간 승리의 아이콘' 조규성(미트윌란)이 집념의 추가골로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뒤 홍 감독은 "아무리 약한 상대라 해도 전반전 득점은 쉽지 않다. 상대도 힘이 있기 때문이다. 뭔가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경기가 그랬던 것 같다. 조직력, 개인기도 있지만 상대의 힘이 있었다. 수비가 괜찮았다고 보이는 경기였다"며 "전반전을 마친 뒤 '이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비길 수도, 질 수도 있었던 경기다. 그러나 콘셉트에 맞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후반전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원하던 승리를 가져왔다. 그 안에는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이기는 습관'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선수들과 어떻게 이겨서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얘기를 나눴다. 첫 번째 목표가 승리였다. 실천을 경기로 보여줘서 기쁘다. 경기력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승리 챙겨가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더 쓰라리다. 이러한 (이기는) 습관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께서 (전반전 뒤) '결과를 가지고 와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씀하셨다. 나도 선수들에게 '조급해하지 말자'고 했다. 급하게 하면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할 수 있다. 이기는 습관을 갖자고 했다. (황)희찬이도 옆에서 강한 목소리를 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한뜻으로 얘기했다. 후반에 경기장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수비 핵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후반전엔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며 선수들끼리 "이겨야 한다"고 결과를 내자는 식의 말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다음 상대는 가나다. FIFA 랭킹으론 한국이 앞선다. 가나는 73위다. 그러나 역대 전적에선 한국이 3승4패로 열세다. 특히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대3으로 패한 기억이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앙투안 세메뇨(본머스), 카말딘 술레마나(아탈란타)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즐비하다. 다만, 모하메드 쿠두스(토트넘), 조던 아예우(레스터시티) 등 일부 핵심 선수는 제외됐다. 아부 프랜시스(툴루즈)는 직전 일본과의 대결에서 크게 다쳐 빠졌다.
카타르월드컵에서 가나를 상대로 두 골을 넣었던 조규성은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부상 전과 비교해 100%까지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더 강해진 것 같다. 이렇게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즐거웠다. 가나전도 있고 다가오는 경기들이 있다. 골을 더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 계속 뛰면서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득점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