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기능이 손상되는 응급질환인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전형적인 위험인자가 없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뇌졸중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으며, 이 경우 경동맥 박리(Carotid Artery Dissection)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현대인은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으로 거북목 증후군을 겪는 경우가 많다. 머리를 지탱하는 목에 지속적인 하중이 가해지면 목 근육, 특히 목빗근(흉쇄유돌근)이 경직되기 쉽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목을 과도하게 꺾거나 강한 압력으로 마사지를 반복하면, 목 아래를 지나는 경동맥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해 심각한 혈관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목빗근 아래에는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인 경동맥이 지나며, 이 부위를 과도하게 누르거나 꺾으면 일시적으로 뇌 혈류가 감소하거나 차단되어 어지럼증, 시야 흐림,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더 심한 경우, 경동맥 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경동맥은 내막, 중막, 외막의 세 층으로 이루어진 동맥벽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강한 외부 충격이나 압박으로 층 사이가 찢어지면 혈류가 벽 사이로 유입되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현상이 생긴다.
내막과 중막 사이에 박리가 발생하면, 찢어진 틈으로 혈액이 스며들면서 내막이 혈관 안쪽으로 볼록하게 밀려 혈관 내경이 좁아지거나 심한 경우 완전히 막힐 수 있다. 또한, 찢어진 부위에 혈전이 형성되고,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아 허혈성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경동맥 박리 초기에는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목 통증, 두통, 안면통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눈 뒤쪽, 귀밑, 턱 아래까지 뻗치는 통증으로 나타나며 다른 근육통이나 일반 두통과 달리 한쪽에 국한되고 지속시간이 길다. 박리가 진행되면 뇌 혈류 감소로 구음장애, 시야장애, 팔다리 감각 둔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실신, 심한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경동맥 주변 신경 압박 시 한쪽 눈꺼풀 처짐, 동공 축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은 MRI(자기공명영상),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CTA(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를 통해 경동맥 내 혈류 변화, 박리 위치, 혈관 협착 정도 등을 평가하며, 필요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해 확진 및 치료 계획 수립에 활용한다. 치료는 증상과 혈관 손상 정도에 따라 약물요법, 혈관 내 시술, 외과적 수술 등으로 결정된다.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최재혁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경동맥 박리는 유전적 결합조직 질환, 외상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 작은 자극에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목 마사지뿐만 아니라 요가, 유도, 레슬링, 골프 스윙 등 목을 무리하게 꺾거나 압박하는 행동은 삼가고, 갑작스러운 머리, 목 통증이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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