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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3강은 여전한데, 여자부는 도로공사 독주&난전…팀별 불안요소 → '뒤집기'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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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남자부는 기존 3강이 그대로 우세를 점한 반면, 여자부는 도로공사가 초반 독주 태세를 갖췄다.

새로운 스폰서 진에어와 함께 하는 2025~2026시즌 V리그.

시즌 전 배구계에선 남자부의 경우 현대캐피탈-대한항공-KB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지난 시즌 봄 배구 3강 팀들의 우세를 예상됐다. 반면 여자부는 컵대회 1~2위팀 IBK기업은행-도로공사의 2강 체제, 또는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됐다.

정규시즌 1라운드를 마치고 2라운드에 접어든 순위표를 보면 남자부의 경우 예상대로 3강의 견고함이 눈에 띈다. 대한항공-KB손해보험-현대캐피탈이 1~3위를 지키고 있다. 나머지 4팀과의 차이가 살짝 벌어져있다.

반면 여자부는 도로공사가 7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기업은행의 최하위 추락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만년 하위팀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의 초반 파란도 인상적이다.

지난 시즌 V리그는 '성불'의 해였다.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의 통합 5연패 도전을 막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흥국생명은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에게 기어코 우승의 기쁨을 안겼다.

올시즌 양상은 어떻게 될까. 스포츠조선이 스포츠토토와 공동 기획으로 몇가지 테마를 선정해 V리그 순위 경쟁을 향한 토토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한다.

◇남자부

▶올해도 3강의 시대?

2016~2017시즌 이후 남자부 우승은 현대캐피탈(3번)과 대한항공(5번)만이 차지했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의 도전도 플레이오프에서 막혔다.

올해도 그 벽이 두터울 전망. 대한항공은 지난해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FA 유출도 없었고, 외국인 선수마저 러셀과 료헤이 그대로다.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정규시즌도 그대로다. 서른을 넘긴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걱정거리지만, 10월말 제대한 임동혁마저 컨디션을 되찾으면, 막강 대한항공 위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헤난 감독이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트레블에 빛나는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은 다소 주춤하다. 주전세터 황승빈의 부상 이탈 공백 메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에이스 허수봉이 건재하고, 김진영과 신호진이 새로운 활력소다. 35세 레오의 기복이 관건.

양강에 맞서는 KB손해보험의 반란은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나경복-야쿱-임성진의 아웃사이드히터진을 구축, 체력과 부상까지 안배한 시즌 운영이 가능해졌다. 황택의를 중심으로 퀵오픈 위주의 빠른 배구도 돋보인다. 지난 시즌 '경민불패(9승2패)'로 불렸던 경민대체육관을 1시즌 더 사용하는 것도 호재다.

▶연고지 이전 효과? 달라진 OK저축은행...'몰빵' 뒤집기 더는 어렵다

최하위를 맨돌던 OK저축은행이 안산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남자배구 불모지였던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9일 첫 홈경기 대한항공전은 매진됐고, 13일 현대캐피탈전 역시 평일임에도 3000명이 넘는 관중들이 현장을 찾았다.

팀도 컵대회 준우승에 이어 현대캐피탈을 1~2라운드 연속 잡아내며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우려를 샀던 '배구도사' 전광인의 영입은 옳았다.

삼성화재는 아히, 한국전력은 베논이 불을 뿜으며 나란히 득점 1~2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 성적이 아쉽다. 3강 대비 수비와 세밀함에서 살짝 처진다. 우리카드 역시 2경기에서 대폭발했던 아라우조-알리 쌍포가 이후 경기에서 부진하다.

하위권 팀이 짧은 도약 효과를 누리기엔 '몰빵' 배구가 최고다. 케이타를 중심으로 우승까지 도전했던 2021~2022시즌 KB손해보험이 대표적. 이는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되면서 '쌍포' 배구로 진화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목적타 서브와 체계적인 블로킹 시스템 등 타 팀의 대처가 진화하면서, 결국 배구는 조직력의 싸움임이 매년 입증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선수는?

한선수 신영석 최민호부터 정지석 허수봉까지, '고인물' 판인 남자배구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올시즌 삼성화재 주장을 맡으며 2000년대생 첫 주장으로 기록된 김우진은 기라성 같은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 후위공격 1위, 공격과 공격종합에서도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을 경험하고 돌아온 거물 신인 이우진도 눈에 띈다.

현대캐피탈이 야심차게 육성한 김진영의 기세도 눈부시다. 대선배들 틈에서 속공 1위, 블로킹 6위를 기록하며 차세대 미들블로커로 우뚝 섰다. 2살 위 선배 정태준과의 경쟁이 재능의 만개로 이어졌다.

OK저축은행 차지환도 30세 시즌을 맞아 생애 최고의 해를 예고하고 있다. 2m1의 키에 폭발적인 점프력까지, 잠재력만큼은 언제나 주목받던 그다. 올해는 신영철 감독의 신뢰 속 퀵오픈 1위를 달리며 전광인과 함께 부산의 배구 열기를 이끌고 있다.

◇여자부

▶춘추전국시대 예상 깨뜨린 도로공사 독주를 막을 팀은?

지난 시즌 5~7위로 봄배구 좌절을 맛봤던 도로공사-페퍼저축은행-GS칼텍스가 시즌초 나란히 1~3위를 석권하며 시즌초 반전을 이끌고 있다.

도로공사의 폭풍질주는 예상했던 대로다. 강소휘-모마-타나차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최근 3년 연속 신인 드래프트 1순위의 행운도 고스란히 전력강화로 이어졌다. 김세빈과 김다은은 국가대표로 성장했고, 올해 신인 이지윤도 배유나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리시브 2위, 세트 1위, 최소 범실 팀. 김다은의 뒤를 받치는 이윤정, 리베로 데뷔시즌을 치르는 문정원의 안정감도 돋보인다. 타 팀들이 흔들리는 틈을 타 빠르게 선두로 치고나가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아시아쿼터 교체가 신의 한수가 됐다.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와일러 대신 영입한 시마무라가 속공 1위-이동공격 1위-블로킹 2위를 휩쓸며 팀을 이끌고 있다. 배구계 모두가 인정했지만, 33세의 나이가 걸림돌이었던 그가 과연 시즌 끝까지 활동량과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

GS칼텍스는 34세의 나이에도 건재한 '여왕' 실바의 압도적인 위엄이 돋보인다. 5세트 접전에도 마지막 순간 기댈 수 있는 확고부동 에이스다. 현대건설은 이다현의 공백, 카리의 부진에도 양효진-정지윤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팀워크로 선전하는 모양새.

김연경 없는 흥국생명은 호된 적응기를 겪고 있다. 정관장 역시 부상 공백이 크다. 컵대회 우승팀 IBK기업은행은 꼴찌로 주저앉았다.

▶순위 경쟁 뒤흔들 불안요소는?

여자배구의 특성상 순간순간 흔들리는 분위기를 다잡는 사령탑들의 리더십 싸움이 볼만하다.

도로공사는 부상 방지가 최우선 과제다. 페퍼저축은행은 조이의 공백을 메운 박은서, 돌아온 조이의 활약상이 기대 이상이다. 다만 시마무라의 체력과 더불어 세터 박사랑-박수빈이 모두 20대 초반의 신예들인 점이 아쉽다.

GS칼텍스는 올해도 변함없이 실바의 체력에 달렸다. 이주아가 시즌아웃됐고, 레이나마저 빠지자 다시 실바만 바라보는 팀이 됐다. 현대건설 역시 꽉 짜여진 조직력은 여전하지만, 파괴력이 부족하다. 향후 카리-정지윤의 활약 여부에 달렸다.

흥국생명은 6명이나 되는 세터 교통정리가 최우선. 요시하라 감독은 일단 서채현에게 주전 세터의 임무를 맡겼다.

정관장은 고희진 감독이 야심차게 밀어붙인 이선우 주전 프로젝트가 자리잡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파괴력은 입증됐지만, 상대적으로 아쉬운 수비력을 덮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행은 김호철 감독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데다 리그 최고 리베로 임명옥이 가세하면서 의욕이 넘쳤다. 하지만 이소영이 부상으로 계약해지한데 이어 김하경마저 이탈한 대형 공백을 메우기 어려울 전망.

▶주목해야 할 선수는?

흥국생명 반등의 키는 역시 이다현이다. 1라운드를 치르면서 차차 새 팀에 적응해가는 모양새. 이동공격에 능한 피치와의 조합도 좋다. 속공-블로킹 동시에 1위를 거머쥐었던 이다현의 존재감이 확산된다면 레베카-정윤주-김다은의 좌우 공격도 살아날 전망.

정관장은 염혜선-위파위의 복귀 타이밍과 활약상이 시즌 성적을 좌우할 전망. 지난해 준우승을 이끈 메가-부키리치가 모두 없지만, 자네테와 이선우의 활약상도 심상치 않다. 두 선수가 자신의 100% 기량을 발휘한다면, 정관장은 후반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