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돈보다 더 신경쓰이는 건 의무 등록."
KBO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2차 드래프트가 끝났다. KBO와 10개 구단 단장들은 19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2차 드래프트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각 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기회의 장. 그런데 이번 2차 드래프트는 '흉년'이었다. 총 17명의 선수만이 새 팀을 찾았다.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세 팀은 단 1명도 지명을 하지 않았다. 2023년 2차 드래프트는 총 22명의 선수가 이동을 했고, 한 명도 안 뽑은 팀도 없었다.
더 충격적인 건 가장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는 1라운드에서 단 4팀만 지명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전체 1순위로 안치홍, 3순위 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투수 이태양, 4순위 롯데 자이언츠가 LG의 투수 김주완, 5순위 KT 위즈가 NC 내야수 안인산을 지명한 게 끝이었다. 나머지 구단은 패스였다.
실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야구계에는 '이 선수가 풀렸어'라고 할 정도로 이름값 있고 연봉도 높은 선수들이 대거 보호 명단에서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치홍, 이태양, 이용찬 정도를 제외하고는 큰 파동이 없었던 2차 드래프트라 정리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많은 팀들이 1라운드 지명권을 미련 없이 포기한 것일까. 1라운드에서 선수를 데려오려면 4억원이라는 나름 큰 금액을 써야하는데 그 돈을 주고 데려오기에는 선수들 능력치가 부족했을까. FA 계약이 돼있는 선수라고 한다면, 연봉이 수억원이라고 하면 4억원을 더해 영입하는 게 큰 부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문제가 아니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장 얘기는 돈 문제가 아니다. 50일 의무 등록이 더 큰 부담이라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의미 없는 선수 영입은 안 되기에 2차 드래프트 규정을 만들 때 1라운드 지명 선수는 50일, 2라운드 선수는 30일 의무 등록 기준을 정했다. 2년 중 1년이라도 채워야 한다. 2년 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두 번째 시즌 종료 후 원 소속구단으로 복귀하거나,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다. 복귀하면 양도금 50%를 반환해야 한다. 선수가 복귀를 원하지 않으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부상자 명단에 30일 이상 등록한 시즌은 예외라는 조항을 두기는 했지만, 선수가 다치기를 바라며 데려오는 구단은 없다.
이 관계자는 "데려오는 선수가 어떤 활약을 해줄 거라고 100% 확신하지 못 하지 않나. 시즌 내내 치열한 순위 싸움이라도 한다면 엔트리 한 자리가 소중한데, 의무 등록 규정 때문에 그 한 자리를 소비해야 한다는 자체가 현장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선수는 1군에서 어떻게든 쓴다'는 확신이 없다면 1라운드 지명을 꺼릴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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