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년 3월 제6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아무 조건도 달지 않고 "다시 일본을 대표해 뛰게 돼 기쁘다"고 했다. 지난 2일 월드시리즈 7차전 이후 불과 123일을 쉬고 내년 WBC 1라운드 첫 경기인 3월 6일 대만전에 나서게 된다. 약 4개월의 오프시즌이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세리머니, 다저스 스프링트레이닝 참가, 일본 대표팀 소집, 그리고 광고 촬영 등 다양한 개인 스케줄을 감안하면 제대로 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의 승부욕과 우승 중독증을 감안하면 피곤할 틈도 없을 듯하다.
일본 대표팀 주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2연패에 이어 WBC 2연패도 노리고 있다. 그는 지난 2023년 제5회 WBC에서 투타 겸업 슈퍼스타다운 활약을 펼치며 일본의 대회 3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타자로는 7경기에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OPS 1.345, 투수로는 3게임에 등판해 9⅔이닝을 던져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각각 올리며 대회 MVP에 등극했다. 특히 미국과의 결승서는 9회 마무리로 등판,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고 우승을 확정지으며 역사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그러나 그가 이번에도 투타 겸업을 할 지는 미지수다. 오프시즌 휴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내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피칭을 제한할 필요가 생긴다.
이와 관련해 LA 타임스(LAT)는 이날 '오타니는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과정에서 투타 겸업으로 많은 부담을 안고 뛰었기 때문에 WBC에서는 마운드에 오르는 시간이 제한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년 만인 지난 6월 투수로 복귀해 다저스 이적 후 처음으로 투타 겸업을 했다. 투수로는 정규시즌서 14경기에 등판해 47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87, 62탈삼진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서도 4경기에서 20⅓이닝 동안 16안타를 내주고 삼진 28개를 잡아내며 2승1패, 평균자책점 4.43을 마크했다. 특히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NLCS 4차전서는 선발로 6이닝 2안타 10탈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타자로는 홈런 3방을 터뜨리며 5대1 승리에 앞장섰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18경기에서 67⅓이닝을 던졌으니, 이번 오프시즌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타자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작년과 올해 정규시즌서 각각 159경기-731타석, 158경기-727타석을 소화했다.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라고 해서 체력적 부담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오타니는 내년 대회 개막 적어도 5일 전 다저스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트레이닝 캠프를 떠나 태평양을 건너 일본 대표팀 소집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투수로는 등판하지 않거나 2라운드 이후 1~2경기 등판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에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뒤 재활과 부활에 완벽하게 성공한 오타니는 내년에는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일본 대표팀 입장에서는 100마일 강속구를 회복하며 에이스 위용을 되찾은 '투수' 오타니를 마냥 아껴둘 수는 없을 것이다. 준결승 또는 결승서 던지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이번 WBC서 오타니의 목표는 우승이다. 2023년 12월 다저스 이적 후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정규시즌 MVP,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은 오타니가 WBC서도 2연속 우승에 성공한다면 또 하나의 역사가 세워진다.
현재까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2개와 WBC 우승 트로피 1개를 갖고 있는 선수도 오타니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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