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완의 컬처&] 배우 이주화가 연말 무대로 돌아온다. 국내 500회 이상 올라간 명작부터 영국 에든버러 무대를 흔든 화제작까지 전혀 다른 두 작품을 연속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30년 넘는 연기 내공을 압축한 '12월 연작' 시즌이 될 전망이다.
이주화는 다음 달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청담동 예인아트홀에서 2인극 '흑백다방1992' 무대에 선다. 이 작품은 2014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누적 500회 이상 공연된 '흑백다방'을 새로운 결로 다시 빚어낸 버전으로 '압도적 밀도의 2인극'으로 평가받아온 대표 레퍼토리다.
이번 공연에서 이주화는 연기파 배우 전희수와 재회한다. 이들은 앞서 연극 '눈먼자들(리어왕)'에서 자매로 호흡을 맞추며 깊은 감정의 긴장감을 완성한 바 있다. 공연계 안팎에선 "두 배우가 다시 붙는 순간, 무대의 공기가 달라진다"는 평가도 나온 바 있다. 이번 '흑백다방1992' 역시 관계의 균열과 감정의 압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인 만큼 두 배우의 시너지가 핵심 포인트다.
이어 다음 달 24일부터 28일까지는 이주화의 대표 1인극 '웨딩드레스'가 같은 무대에서 공연된다. '웨딩드레스'는 2023년 국내 첫 공연부터 단숨에 화제를 모았고, 2024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및 2025년 일본 오사카 투어로 이어지며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에든버러 현지에서는 "한국적 정서와 보편적 감정의 결합이 빚어낸 강렬한 연기"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1인극 특유의 고밀도 감정 구조, 단 한 명이 무대 전체의 리듬을 책임지는 서사 방식 속에서 이주화는 "30년 경력의 무게감이 무엇인지 보여준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 배우가 두 작품에 연달아 서는 것은 공연계에서도 드문 형태다. 하나는 감정이 충돌하는 2인극, 하나는 고독과 치유를 껴안은 1인극.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작품을 한 배우가 한 달 안에 모두 책임지는 것은 상당한 체력과 집중력을 요구한다.
이에 이주화는 "두 작품을 한 달에 함께 내놓는 것은 나에게도 도전이자 감사한 기회"라며 "각기 다른 감정의 결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30년 넘게 무대를 누빈 배우이자 연출과 기획까지 병행해 온 이주화에게 이번 12월은 단순한 연말 공연이 아니라, 한 배우의 존재와 역량이 현재 시점에서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관객 앞에서 직접 증명하는 '커리어 결산'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연말 수많은 공연 사이에서도 이주화의 무대가 특별하게 주목받는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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