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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지금이다" 실력+인성+애국심 다 갖춘 오타니, WBC 출전의지 다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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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지금이 바로 전성기 무렵 아닐까."

3년 연속 만장일치로 메이저리그(MLB) MVP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가 자신의 몸상태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WBC에 출전하는 일본 야구에는 최고의 호재이자 경쟁국가인 한국에는 최악의 악재다.

오타니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예전부터 WBC에 나가고 싶었다. 지난 대회에 처음 출전했는데, 훌륭한 무대였다. (일본) 대표로 뽑히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이번 대회 역시도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3월에 열리는 WBC 공식 참가를 선언했다.

올해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투수로도 복귀한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7차전까지 치르며 다저스의 2연속 우승에 큰 힘을 보탠 바 있다. 때문에 휴식 차원에서 내년 WBC 참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 역시 지난 주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 등 다저스 소속 일본인 선수들의 WBC 참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선수들이) 일본을 대표해 WBC에 참가하는 건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피칭은 몸에 상당한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을 위해서는 (WBC에 불참하고) 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우회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야마모토와 사사키는 WBC참가에 대한 의견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다저스 소속 일본인 선수들의 '리더' 격인 오타니는 달랐다. 오타니는 망설임 없이 WBC 참가를 선언했다.

이어 26일에는 교도 통신 등 일본 매체들과의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WBC 출전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의 몸상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오타니는 이 인터뷰에서 "WBC에서 어떤 식으로 투수로 나갈 지는 아직 모르겠다. 공을 던질 때와 던지지 않을 때로 구분해 몇 가지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며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해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현재 상태가 '전성기' 레벨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향후 몇 년 안에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했는데, 현재 전성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관해 망설임 없이 "훈련 때나 몸 상태를 보면 지금이 전성이 무렵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오프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레벨로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 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오타니가 현재 몸상태에 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동시에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여긴다는 뜻이다. 이미 '탈인간급' 선수인데, 더 발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울 지경이다.

동시에 이러한 오타니의 자신감과 포부는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최악의 악재다. 한국이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고 한다면 필연적으로 일본을 꺾어야 하는 데, 이는 결국 한국 투수나 타자들이 오타니를 무력화 시켜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 뿐만 아니라 전세계 야구 선수 중에서 오타니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한국은 이미 최근 3회 연속으로 WBC에서 1라운드 조기 탈락하며 '종이 호랑이' 신세로 전락했다. 2023 WBC 때도 오타니에게 당했다. 당시 오타니는 1라운드 한국전에 3번 지명타자로 나와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 1삼진을 기록하며 일본의 13대4 대승을 이끌었다. 결국 오타니는 2023 WBC 동안 타자로는 7경기에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0볼넷을 기록했고, 투수로는 3경기에서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찍으며 일본을 WBC 우승으로 인도했다. 당연히 MVP는 오타니의 몫이었다.

내년 WBC에서도 오타니가 나서는 일본을 상대한다면 또 다시 '1라운드 조기 탈락'의 수모를 당할 수 있다. 바로 1라운드 첫 상대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내년 3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만난다. 한국 입장에서는 오타니가 비시즌 중에 부상이라도 당하길 기원해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