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우리가 늘 하던대로 준비했다."(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 "경기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줬다."(전경준 성남FC 감독)
이랜드와 성남이 27일 오후 7시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준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정규리그 순위는 이랜드가 4위, 성남이 5위였다. 이랜드는 안산과의 최종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두며 4위로 올라섰다. 성남은 부산을 2대1로 꺾고, 최종전에서 충남아산에 1대2로 패한 전남 드래곤즈를 6위로 밀어내고 5위를 차지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3위를 차지하고도 승강 PO에서 좌절했던 기억을 만회하길 원한다. 2024시즌 K리그2 최하위였던 성남은 2022시즌 강등 이후 4년 만에 K리그1 복귀를 꿈꾼다. 승리한 팀은 3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부천과 PO를 진행한다.
이랜드가 4위라 홈에서 경기를 치르고, 무승부 시 플레이오프에 나간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 포함 11번의 준PO 경기 중 하위권 팀이 PO로 향한 경우는 2014년 광주FC, 2022년 경남FC 뿐이다. 하지만 성남도 믿는 구석이 있다. 올 시즌 성남의 원정 성적은 9승6무5패, 리그 4위 수준이다. 홈과 비슷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다. 기세는 두 팀 모두 밀리지 않는다. 이랜드는 시즌을 10경기(6승4무) 연속 무패로 마쳤다. 최근 6경기 기준은 더 좋다. 5승1무로 쾌조의 흐름을 자랑했다. 성남은 연승 가도에 올랐다. 인천전(2대2 무) 이후 최종전까지 5연승을 질주했다. 흐름은 막상막하다. 두 팀의 올해 맞대결 전적에선 이랜드가 2승1패로 우세했다.
'창과 방패'의 격돌이다. 두 팀은 강점이 정반대다. 이랜드는 올 시즌 창단 이후 최다골을 터트리며 화끈한 공격을 자랑했다. 39경기에서 64골을 폭격했다. 수원 삼성(76골), 인천(66골)에 이은 3위 기록이다. '에이스' 에울레르의 발끝이 매섭고, 시즌 막판 예리한 발 끝을 자랑한 변경준의 득점력도 돋보인다. 불안했던 수비도 시즌 막판에는 스리백 전환을 통해 안정감을 찾았다. 성남은 끈끈한 수비가 최고의 무기다. 인천(30실점)에 이은 실점 2위(32실점) 기록에서 단단함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방 압박을 시작으로 중원부터 수비라인까지 이어지는 조직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을 제압한다. K리그2 득점 2위(17골)에 오른 '선봉장' 후이즈의 골결정력은 성남의 믿을구석이다.
경기 전 이랜드와 성남의 베스트11이 공개됐다. 이랜드는 3-4-3 카드를 꺼냈다. 에울레르-아이데일-이주혁이 스리톱을 이뤘다. 좌우에 오인표와 김주환이 섰고, 중앙에는 서재민과 박창환이 자리했다. 김하준-오스마르-김오규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구성윤이 지켰다.
성남은 4-4-2로 맞섰다. 후이즈와 박병규가 투톱을 이뤘다. 김정환-프레이타스-박수빈-이정빈이 허리진을 구성했다. 정승용-베니시오-이상민-신재원이 포백을 꾸렸다. 양한빈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비긴다는 마음으로 해서 결과가 좋았던 것을 못봤다. 우리는 승리를 목표로 잡았고, 전반 득점을 노릴 생각"이라며 "후반기 들어서 우리가 확실히 팀이 안정됐다. 지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지만, 늘하던대로 전방에서 압박하고 재차 공격에 나가는 형태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 감독은 "준비 시간이 많지 않아서 우리가 하던거에 조금 수정했다. 경기 운영 자체를 토너먼트처럼 변화를 줬다"며 "결과적으로 무조건 이겨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을 준비했다"고 했다. 전 감독은 4년 전 전남 드래곤즈를 이끌 당시 준PO를 경험한 바 있다. 그는 "당시는 FA컵을 병행하는 상황이어서, FA컵에 힘을 줬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경기는 이길수도 질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준비한 것을 얼마만큼이나 보여지느냐, 하나로 뭉치느냐에 따라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무엘의 결장에 대해서는 "독감에 걸렸다. 마지막까지 출전을 고민했고, 본인도 뛰고 싶어했다. 하지만 오늘 이긴다는 전제하에, 다음 경기를 위해 아끼는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