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나' 때문에 패해봐야 그 선수도 는다."
부천 하나은행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하나은행은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첫 번째 라운드 로빈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최근 3연승을 질주하며 펄펄 날고 있다. 예년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앞선 5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았다. 2021~2022, 2022~2023, 2024~2025시즌엔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반전의 중심엔 이상범 감독(56)이 있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하나은행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여자 프로농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2000년 선수 은퇴 이후 남자 프로농구 SBS(현 정관장)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8~2009시즌 안양 KT&G(현 정관장) 감독대행을 거쳐 2009~2010시즌 정식 감독에 선임됐다. 그는 2011~2012시즌에는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3년에 걸쳐 젊은 선수 위주로 리빌딩한 끝에 정상에 올랐다. 이후 원주 DB에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감독을 맡기도 했다.
이 감독은 '베테랑' 김정은(38)과 '아시아쿼터 에이스' 이이지마 사키(33)를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여기에 새 얼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년 차 정현(19), 그동안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4년 차 고서연(21) 등을 투입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 감독의 조련 속 어린 선수들은 매 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처음과 비교해) 선수 전원이 '스텝업'했다. 조금씩 자신감이 붙고 있다. 다만, 여기서 안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직 어린 선수들이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옛날의 습성이 나온다고 한다. 주전으로 경기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에 져도 상관 없다'고 했다. 자기 때문에 경기를 져 봐야 그 선수도 는다. 자꾸 피한다고, 도망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렇게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이다. 업-다운이 있는 것은 뻔히 아는데 그러면서 크는 것"이라며 "피하는 부분만 없으면 된다. 자꾸 두드러야 문이 열린다. 버티고, 치고 나가는 공방전을 해봐야 한다. 우리가 상대보다 에너지 레벨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5일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두 번째 라운드 로빈에 돌입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