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현장]♥함은정과 결혼 후 첫 작품…김병우 감독, '대홍수'에 김다미 모성애 담는다(종합)

by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김병우 감독이 결혼 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 '대홍수'를 통해, 재난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 모성애를 전면에 내세웠다.

1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새 영화 '대홍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병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다미, 박해수, 권은성이 참석했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사람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안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등을 통해 극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다층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온 김병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 감독은 "재난 장르물에 SF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두 장르 모두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를 본 뒤 시청자분들 기억에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홍수'라는 제목은 영화가 끝난 뒤 다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며 "수많은 재난 중에서도 물난리를 선택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를 띠는 물질이다. 재난으로 느껴질 수 있는 물이 점차 다른 의미로 다가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파트는 각자의 우주를 품은 공간이다. 그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홍수와 아파트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를 덧붙였다.

무엇보다 '대홍수'는 지난해 10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이후, 드디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김 감독은 "극장 영화 작업과는 스케줄 자체가 다르더라. 10월 중순쯤 작업을 마쳤는데, 극장 영화는 끝나자마자 개봉이라 정신이 없었다면 이번에는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었다. 비교적 차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그룹 티아라 출신 배우 함은정과 결혼한 이후 첫 공식 석상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았다. 이날 MC를 맡은 박경림이 "축하할 일이 많다"고 언급하자, 김 감독은 웃으며 "고맙다"고 답했다. 함은정의 응원 메시지와 관련한 질문에는 "큰 응원을 받았다. 다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대홍수'에는 매 작품마다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온 김다미가 인공지능 개발 연구원이자 대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나 역을 맡았다. 박해수는 인력보안팀 희조 역으로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여기에 '태풍상사', '나의 완벽한 비서', '전지적 독자 시점' 등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권은성이 안나의 아들 자인 역을 맡아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김다미는 "부국제에서 처음 스크린으로 영화를 봤다. 그때의 감정이 묘하고 떨렸는데, 3년 전에 촬영한 작품이 이제 공개된다고 생각하니 감정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박해수 역시 "어떤 작품보다 애정이 큰 작품이다. 촬영하며 즐거웠던 기억이 많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한국형 SF 재난 장르인 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은성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설렌다"고 밝혔다.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김다미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며 "감독님이 연출하신다면 분명 새롭고 신선한 장르가 나오겠다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시나리오가 쉽게 읽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암호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며 "재난물이라고 알고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지막까지 묵직한 여운이 남았다.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안에서 어떤 본성이 드러나는지가 궁금해졌다"고 털어놨다.

권은성은 오디션 당시를 돌이키며 "제가 물과 수영을 좋아하는데, 오디션에서 수영 이야기가 나와서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이에 김 감독은 "꽤 많은 아역 배우를 만나며 긴 오디션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김다미 씨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흔히 동네 옆집에 살 것 같은 아이였으면 했다. 오히려 그게 더 어렵더라. 어디선가 감자가 굴러와 앉아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준비한 연기도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해내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그러자 권은성은 "붙을 수도, 안 붙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대홍수'는 늘 긴가민가한 작품이었다"며 "그래서 연락을 가장 기다렸던 작품"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물속 연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준비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김다미는 "물속에서 연기해야 해서 스쿠버도 배우고, 수영 연습도 몇 달 전부터 했다"며 "물속에서 제가 어떻게 보일지 가늠하기 어려워 더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권은성 역시 "평소 수영 강습을 받았는데, 잠수하는 연습을 특히 많이 했다"고 전했다.

'대홍수'의 핵심 정서로 꼽히는 모성애 이야기도 이어졌다. 김다미는 "모성애를 과연 내가 충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해서 연기가 가능한 영역일까 싶기도 했다"며 "그래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특히 은성이에게 많이 고마웠다. 믿을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은성이가 견뎌내는 모습을 보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 덕분에 이 작품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권은성을 칭찬했다.

이에 권은성은 자신이 맡은 자인 캐릭터에 대해 "물을 좋아하고 잠수를 좋아하는 아이로, 일이 바쁜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6세"라고 소개하며 "현장에서 잘 챙겨주셔서 촬영이 어렵지 않았다. 특히 물속 장면에서 엄마 역할의 김다미 누나가 많이 도와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역 배우가 등장하는 만큼 제작진의 준비도 각별했다. 김 감독은 "은성이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며 "아이 한 명을 현장에서 케어하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담 선생님이 따로 있었고, 아이를 물속에 완전히 넣어 긴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별도의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모성애 연기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김다미는 "엄마를 보며 떠올린 건,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마음이 아닐까였다. 그 감정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 감독은 "엄마라는 존재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시작 단계에서는 막막했다"며 "개인적인 엄마에 대한 기억들이 영화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해수 또한 개인적인 경험을 전했다. 박해수는 "이 작품을 촬영할 당시 제 아들이 1세였다. 아내가 모성애를 키워가는 과정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어른을 키운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 존재가 어른을 더 어른답게 만든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모성애를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사랑과 에너지에서 나오는 파동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다미 씨의 연기에서 그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김다미는 "스케일과 볼거리도 크지만, 음악을 따라가며 감상하시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한 번 봐도 좋고, 두 번 보면 숨은 이야기들이 보여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박해수는 "재난 이야기이지만 감정의 힘이 강한 작품이다. 큰 파도를 만나듯 이야기를 마주해 주셨으면 한다"고 했고, 권은성은 "CG도 많고,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다양한 감정이 담긴 작품이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김 감독도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영화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오는 19일 공개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