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신의 아그네스', '명성황후' 등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한국 공연예술사의 한 축을 이끌어온 배우 윤석화 씨가 별세했다. 향년 69세.윤석화는 19일 오전 9시 54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고인은 뇌종양 수술 이후 투병을 이어오던 중이었다.
윤석화는 2022년 연극 '햄릿' 무대에 오른 뒤 같은 해 10월 영국 출장 중 쓰러졌고, 이후 뇌종양 진단을 받아 서울에서 세 차례 대수술을 받았다. 그는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항암 치료 대신 자연 요법 치료를 택했으나, 3년여의 투병 끝에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손숙의 연기 인생 60주년 기념 연극 '토카타'에서 '공원 벤치에 앉은 노인' 역할로 약 5분간 무대에 오른 것이 마지막 공연이 됐다.
고인과 연극 '신의 아그네스', '세 자매'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손숙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배를 먼저 보낸 선배로서 할 말이 없다. 너무 참담하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이어 "워낙 재주가 많은 후배였다. 인생 계획도 많아 70세가 되면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고 늘 말했는데, 채 1년을 남기지 못하고 떠났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윤석화는 연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1992)에서 재즈 가수 멜라니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고, '마스터 클래스'(1998)에서는 전설적인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94), '명성황후'(1995) 등을 통해 한국 뮤지컬이 막 태동하던 시절 관객을 극장으로 이끈 '흥행 보증수표'로도 평가받았다. 2016년 연극 '햄릿'에서는 예순의 나이에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를 맡아, 세월을 잊게 하는 청춘의 에너지를 무대 위에 보여주기도 했다.
빈소는 19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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