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배우 조진웅이 청소년 시절 범죄 의혹으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가 출연한 tvN 드라마 '두 번째 시그널'을 둘러싼 위약금 분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조진웅에게 최소 100억 원대 위약금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tvN은 지난 1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두 번째 시그널'은 10년을 기다려 주신 시청자 여러분을 향한 마음을 담아 2026년 하절기 공개를 목표로 준비해 온 작품"이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무겁고 애석한 마음을 느끼고 있으며, 작품과 시청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은 지난 5일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 의혹이 제기된 이후 약 2주 만에 나온 첫 공식 입장이다. 방영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상황에서, tvN이 공개 시기를 늦추더라도 추후 공개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앞서 조진웅은 청소년 시절 각종 강력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보도에 따르면 조진웅은 미성년 시절 차량 절도 등 범죄에 연루됐고,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4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강도강간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은 뒤 소년원에 송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폭행 및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조진웅은 2003년경 술자리에서 극단 단원을 폭행해 처벌을 받았으며, 과거에도 폭행 사건으로 입건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진웅은 청소년 시절 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일부 인정했고, 지난 6일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문제는 '두 번째 시그널'이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라는 점이다. 이 작품은 총 8부작으로, 수백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tvN 창사 20주년 기념작이다. 2016년 큰 인기를 끌었던 '시그널'의 후속작으로, 김은희 작가와 김혜수·이제훈·조진웅 등 시즌1 원년 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해 기대를 모았다.
조진웅은 극 중 정의로운 이미지의 핵심 인물인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분량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의 촬영분을 편집하거나 재촬영하는 것 모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9일 뉴스엔에 따르면,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tvN이 '두 번째 시그널'의 불방을 결정하고 조진웅의 귀책 사유를 문제 삼아 위약금 소송에 나선다면 최소 100억 원 규모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이는 계약서상 도덕 조항과 귀책 사유 인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제작사와 방송사는 비공개 공개, 공개 연기, 재편집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어떤 결정을 하든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tvN 측은 "분량 편집, 위약금 등 제반 사항은 현재 논의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