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지창욱(38)이 '조각도시'에 품었던 욕심을 해소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오상호 극본, 박신우 김창주 연출)는 평범한 삶을 살던 태중(지창욱)이 어느 날 억울하게 흉악한 범죄에 휘말려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은 요한(도경수)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향한 복수를 실행하는 액션 드라마. '조작된 도시'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시리즈 '조각도시'는 방영 첫 주부터 종영에 이르기까지 디즈니+ TV 쇼 부문 월드와이드 TOP 10을 유지했다(12월 4일 기준).
지창욱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조각도시'를 돌아보며 "무사히 끝나서 다행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도 다행이다"면서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고, 개인적으로 욕심이 났던 작품이다. 제가 가지고 있던 욕심 때문에 힘들었던 것도 있고, 역할 자체가 괴로워하고 고통받는 역할이다 보니까 그것도 힘들었다"고 밝혔다.
'조각도시'는 지창욱이 10년 전 출연했던 영화 '조작된 도시'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 이미 '조작된 도시'의 주인공이었던 지창욱이 다시 한 번 '조각도시'의 주인공을 맡는다는 이야기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창욱은 "10년 전 '조작된 도시' 촬영을 하고, '조각도시' 출연을 제안 받으면서 제가 했던 작품이기에 '10년 전 내가 찍었던 작품을 시리즈로 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영화와 달리 시리즈다 보니 서사가 바뀌었고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 다른 작품이지만, 그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도전이면서 내가 10년 전에 했던 이 작품을 더 발전시켜서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조각도시'는 더 강력해진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지창욱은 대역의 힘이 50% 들어갔다고 말했지만, 다수 장면을 직접 소화하면서 실감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보답했다. 지창욱은 "대역이 많았다.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장면은 제가 했지만, 제가 100% 다 하기는 쉽지 않아서 필요한 부분은 대역을 해주는 친구가 도와줬다. 제가 욕심이 나거나, 대역보다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액션은 제가 직접 했다"면서도 "다른 작품보다는 액션이 굉장히 많은 작품이었다. 1부부터 시작해서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 교도소에 들어가서는 계속 맞고, 액션의 연속이었다. 교도소에서 나와서는 카체이싱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조각도시'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작품이다. 결국 태중은 요한을 죽이지 않았고, 요한은 폭발 속에서 사망했다고 보도되지만, 그의 실제 죽음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시즌2에 대한 바람도 이어진다. 그러나 지창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실 사람 마음이 전혀 없다 생기기도 하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었던 작품이고 당분간은 액션을 안 하고 싶다. 그런데 또 만약에 시즌2를 제안해 주시면 감사한 일일 거다. 만약 제안해주시면 기분 좋게 읽을 것 같다"면서도 "매작품 저도 나이를 먹어가고, 제가 마음과는 달리 잘 해내지 못하는 순간들이 생기기 때문에 끝나면 '이제는 안 해야지' 한다. 그러고 또 어김없이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데 몇 년 뒤에도 또 반복하고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액션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처럼, 연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지창욱은 "연기를 하면서 쉬웠던 적은 딱 한 번이다. 연기를 배우기 전. 시작하기 전에는 쉬워 보였다. 그런데 계속 해나가면서 '이게 어려운 작업이구나' 생각한다.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거나 수월하게 작업한 적도 없다. 항상 고난의 연속이고 고비였던 것 같다. 옛날에는 못 봤던 것들이 보인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현장의 다양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촬영이나 조명, 연출적인 부분들에 있어서도 많이 보인다. 요즘엔 사람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연출의 디렉션에 의해 표현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생각하는 생각과 머릿속을 자세히 볼 수는 없잖나. 그걸 대화를 통해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이 뭔지를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감독님과 대화하는 시간도 길어지는 것 같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지창욱은 '조각도시'를 통해 '욕심'과 '바람'을 이루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어냈다. 지창욱은 "작품이 잘 되면 좋겠지만,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그 작품이 잘 되는 게 아니라서, 욕심을 낸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저는 작품에 있어서, 연기에 있어서 더 욕심을 많이 부리는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그것 때문에 집착하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한다. 그래서 팀원들이 중요하고, 그것 때문에 가끔은 싸우기도 하고, 이게 작업이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