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몰락한 '왕조' 울산 HD는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시즌 K리그1의 치욕처럼 차기 감독 선임도 '당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철학도, 인기도 없는 전형적인 '3류 구단'의 길을 걷고 있다.
울산은 올해 감독을 두 명이나 경질했다. 신태용 전 감독이 하차한 것은 2개월여 전인 10월 9일이었다. 노상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이별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선 자신이 앉을 자리가 아니라며 '감독석'을 비워둘 정도였다. 차기 사령탑 선임에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허송세월을 보내다 돌고, 돌고, 돌고 또 돈 후에야 김현석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58)을 내정했다.
좌충우돌, 사령탑 선임 과정이 울산의 현주소다. 울산은 이정효 전 광주FC 감독의 상식을 벗어난 요구에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며 구애했다. 하지만 이 감독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울산행을 거부했다. 그리고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에 이어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과 차례로 접촉했다. 1순위는 김도균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랜드 구단의 저항에 부딪혔다. 2027년 K리그1 참가팀 수가 12개팀에서 14개팀으로 확대되면서 내년 2부에선 최대 4개팀이 1부로 승격된다. 이랜드의 지상과제도 승격이다.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김도균 감독을 내줄 수 없었다. 정정용 감독의 경우 1순위가 울산이 아닌 전북 현대였다.
중국 슈퍼리그 청두 룽청을 성공적으로 이끈 서정원 감독도 후보였다. 청두 구단은 최근 서정원 감독과 결별했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이 고사하면서 제대로 된 협상테이블도 열지 못했다. 울산은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K리그1에서 천신만고 끌에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9위를 지켰다. 파이널라운드에서 1승1무3패에 그쳤지만 수원FC가 자멸하면서 잔류를 당했다. 수원FC는 승강 PO에서 2부로 강등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울산은 선택지는 물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결국 '직'이 없는 울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레전드' 김현석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의 원클럽맨이었다. 현대 호랑이 시절인 1990년 데뷔, 군 복무와 J리그 시절을 제외하고 12시즌을 함께했다. 그는 373경기에 출전해 111골-54도움을 기록했다. 별명이 '가물치'인 김 감독은 1996년 MVP(최우수선수상), 1997년에는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지도자 생활의 시작도 울산이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울산 코치를 지냈다. 이후 강릉중앙고, 울산대 감독, 울산 유소년 강화 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충남아산 감독을 맡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깜짝 준우승, 승강 PO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올해 전남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탔다. 하지만 6위에 머물며 PO 진출에 실패했고, 최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아무리 울산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2부에서 실패한 사령탑을 곧바로 울산 감독에 앉히는 것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에도 한계를 보여왔다. 울산은 개성 강한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화합'에 실패하면 신태용 감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울산 선수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지도 의문이다. 내년 울산의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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