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승격을 노리는 서울 이랜드의 당면 과제는 미드필더 보강이다.
이랜드는 2025시즌 4위에 올랐다. 3위를 차지한 2024시즌에 이어 창단 최초로 두 시즌 연속 K리그2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했다. 2024년 부임한 이래 이랜드의 물줄기를 바꾼 '김도균 매직'이었다. 예년과 비슷한 인건비를 쓰고도 최고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승강 PO까지 갔던 2024시즌과 달리, 2025시즌은 준PO 진출로 만족해야 했다. 이랜드는 준PO에서 성남FC에 0대1로 패했다.
이랜드의 2026시즌 목표도 변함이 없다. 승격이다. 특히 2027년 K리그1 참가팀 수가 12개팀에서 14개팀으로 확대되면서 내년 2부에선 최대 4개팀이 1부로 승격된다. 절호의 기회다. 이랜드 뿐만 아니라 많은 K리그2 팀들이 칼을 갈고 있다. 이랜드는 울산 HD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은 김 감독의 거취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내년 시즌도 김 감독과 동행이 결정됐다.
한숨을 돌린 이랜드는 선수단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성윤이 떠나며 빈 골문은 2025시즌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2 최고의 골키퍼로 선정된 민성준(인천 유나이티드)으로 메웠다. 아이데일과 가브리엘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 최전방에는 '제2의 조규성'으로 불린 박재용의 영입이 임박했다. 이랜드는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하며, 박재용과 전북을 설득했다. 곽윤호가 용인FC로 이적하며 생긴 수비진의 한자리도 경남FC에서 뛴 센터백 박재환으로 메울 전망이다.
까리우스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제주SK로 임대를 떠났던 페드링요가 복귀하는 공격진과 현재 센터백 추가 영입을 시도 중인 수비진은 양과 질에서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허리다. 김 감독은 2025시즌을 복기하며 전진 패스 부재를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미드필드진에서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패스가 나오지 않다보니 공격의 질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올 겨울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미드필더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일찌감치 몇몇 선수들과 접촉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하지만 보강은 커녕 오히려 다운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지난 시즌까지 핵심 미드필더로 뛰었던 서재민이 인천으로 떠나며 무게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단순히 퀄리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김영욱이 계약 만료로 떠나고, 윤석주까지 수술을 받으며, 가동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박창환 백지웅 단 둘 뿐이다. '멀티 자원' 오스마르를 미드필더로 분류해도 셋 뿐이다. 하지만 오스마르는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져 이제 미드필더로는 활용도가 높지 않은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한 시즌을 운영하기에는 숫자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자칫 부상자라도 나온다면 아예 중원을 꾸리는게 불가능한 수준이다. 다행히 미드필더 영입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김 감독이 원하는 유형은 아니다.
절대적으로 영입이 필요한데, 정작 구단의 움직임은 잠잠하기만 하다. 김 감독이 몇몇 선수를 요청했지만, 이렇다할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시간은 흘러가고, 시장에 남은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뜩이나 K리그2 팀들이 2026시즌에 올인하며, 공격적인 영입에 나서고 있는 올 겨울이다. 이랜드는 2024, 2025시즌에도 승부처마다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며 골든 타임을 놓쳤다. 지금 이랜드 앞에 놓인 과제도, 해법도 너무나 명확하다. 움직이지 않으면 기회는 또 달아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