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을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울린 디보크 오리기의 커리어는 제대로 몰락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3일(한국시각) 개인 SNS를 통해 "오리기는 AC밀란과의 계약 해지에 서명했기 때문에 1월부터 자유계약 선수로 영입 가능하다. 30세 공격수 오리기는 2024년 여름 이후 AC밀란 선수단 및 프로젝트에서 제외되었다"고 전했다. 로마노 기자는 계약이 성사될 때마다 'HERE WE GO'를 붙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5년생 오리기는 어릴 적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였다. 20살도 안 된 공격수가 프랑스 명문인 LOSC 릴에서 주전으로 두각을 나타내자 2015년 여름 리버풀이 곧바로 영입했다. 오리기는 리버풀에서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 시절에는 워낙 팀에 좋은 공격수가 많아 오리기가 주전으로 도약하기는 어려웠다. 볼프스부르크 임대를 다녀오기도 했던 오리기는 2018~2019시즌 리버풀 역사에 남는 경기를 2번이나 펼쳤다.
첫 번째 경기는 바르셀로나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이었다. 리버풀은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에 0대3으로 패배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리버풀은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오리기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오리기는 2골을 터트리면서 리버풀의 기적적인 4대0 대승의 주인공이 됐다.리버풀을 UCL 결승에 올린 오리기는 토트넘과 손흥민까지 울렸다.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UCL 결승전, 하지만 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은 무사 시소코의 어이없는 핸드볼 파울로 끌려갔다. 선제골 이후 리버풀은 수비적으로 나섰고, 토트넘은 동점골을 노렸다. 1골만 넣으면 동점이었기에 승부의 향방은 경기 막판까지 알 수 없었다. 후반 43분 교체로 들어온 오리기가 쐐기골을 터트리면서 토트넘을 무너뜨렸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은 크게 좌절했다.
리버풀을 UCL 우승으로 이끈 후 오리기의 커리어는 추락밖에 없었다. 리버풀에서 2시즌을 더 뛰었지만 역시나 주전은 아니었다. 이후 오리기는 AC밀란으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AC밀란에서 너무 좋지 못한 활약으로 1시즌 만에 방출 명단에 올랐다. 2023~2024시즌에는 노팅엄 포레스트 임대를 다녀왔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AC밀란은 2024~2025시즌부터는 오리기를 이탈리아 4부리그 소속인 AC밀란 2군에 박아두고 기용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리기는 벌써 1년 넘도록 1군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서 새로운 팀을 찾는다고 해도, 오리기가 최고의 기량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유럽 빅리그에 있는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