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출발은 '절반의 성공'이다. 하지만 진짜 시험대가 곧 다가온다.
지난 여름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은 미드필더 주앙 감보아와 윙어 패트릭 츄마시. 감보아는 2025 K리그1 13경기에 나섰고, 츄마시는 4경기 출전에 그쳤다. 감보아가 13경기 중 선발 4회, 풀타임 3회를 기록한 반면, 츄마시는 4경기 모두 교체 출전에 그쳤다. 드러난 기록만 보면 두 선수 모두 '국내 선수 이상'을 기대하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눈높이를 충족시켰다고 보긴 어렵다.
전북은 보아텡과 안드리고를 내보내고 두 선수를 영입했다. 지난 여름 전북은 3월부터 시작된 무패 가도가 한창이었다. 구조적으로 팀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았고, 거스 포옛 전 감독 역시 로테이션을 최소화한 운영을 밀고 갔다. 하지만 기여도가 낮았던 보아텡, 안드리고 대신 감보아와 츄마시를 더해 힘을 받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감보아는 포르투갈 21세 이하(U-21) 대표, 츄마시는 가나 성인 대표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이들이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감보아에겐 주전 박진섭의 백업 역할이 주어졌다. 포옛 전 감독이 대다수 포지션에선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 만은 박진섭을 중용했다. 박진섭의 체력적 준비가 그만큼 잘된 부분일 수도 있지만, 올 시즌 전북의 더블(K리그1-코리아컵 동시 우승) 최대 요인 중 하나로 꼽혔던 수비형 미드필더 활용 만큼은 굳건히 밀고 갔다. 때문에 감보아는 박진섭이 뛰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후반 막판 수비 강화 시점에서 제한적으로 기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츄마시 역시 송민규-전진우가 좌우 측면 주전으로 나서고 이승우가 후반 조커로 고정된 상황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전북 이적 후 동아시안컵, A매치 휴식기, 개인사 등으로 공백이 길어진 점도 적은 출전 수의 원인이 됐다.
이럼에도 두 선수에게 '절반의 성공'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줬기 때문. 감보아는 전북의 무패가 마감된 지난 8월 24일 포항 원정(5.8점)을 제외한 나머지 10경기 모두 6점대 이상 평점을 기록했다. 츄마시는 강원과의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 역전골을 만들어내며 더블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전북이 정정용 감독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두 선수의 입지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즌 중 이적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내년은 동료들과 출발을 함께 한다. 한국영이 떠났고, 박진섭의 중국 이적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 대안은 감보아 뿐이다. 측면 공격이 여전히 견고하지만, 파괴력 상승을 위해선 츄마시가 올해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전북은 지난 시즌 초반 콤파뇨, 티아고 외에 나머지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못하면서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 부진을 겪은 바 있다. 후반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을 앞두고 초반에 최대한 많은 승점을 얻어야 할 내년에도 같은 문제를 반복하다간 시즌 전체 스텝이 꼬일 수 있다. 결국 감보아, 츄마시의 진화 여부는 전북이 더블로 반등시킨 분위기를 시즌 초반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