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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주류'가 된 '흙수저 신화' 이정효 감독이 '비주류'에게 전하는 메시지 "버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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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버티십시오."

'비주류'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이 '비주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이 감독은 '흙수저'였다. K리그에서 꼬박 10시즌간 200경기 이상 뛰었지만 현역 시절 인터뷰 한 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 출신이다. 국가대표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이름값이 중요한 한국축구판에서 이 감독은 비주류 중에 비주류였다.

이 감독은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바꿨다. 아주대, 전남, 성남, 제주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이 감독은 광주를 통해 기회를 잡았다. 이 감독은 그간 쌓은 내공을 폭발시켰다. 정공법으로 얻어낸 결과라 그 의미는 더욱 컸다. 배고픈 시도민구단을 이끌며 부자 기업구단을 상대로 한치도 물러섬이 없었다. 오히려 더 좋은 축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2022년 K리그2 우승으로 승격에 성공한데 이어, 2023년 K리그1 3위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을 거머쥐었다. 2025년에는 K리그팀 중 유일하게 ALCE 8강에 올랐고, 코리아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겨울 국내외 빅클럽들이 주시한 가운데, 이 감독은 'K리그 최고 명문'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것도 최고 대우로. 이 감독은 마침내 주류의 반열에 올라섰다.

2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은 이를 증명하는 무대였다. 수많은 기자들이 자리했다. 유튜브에 생중계 될 정도였다. 이 감독도 광주에 처음 부임했을때를 회상하며 "처음 부임했을때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없었다. 취임식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지금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감격해했다.

이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싸웠다. 그는 "내가 감독을 하는 이유는 나는 선수때 이름을 날리지 않았다. 항상 부족했다.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은퇴 후에 나보다 한발이라도 출발점을 앞서서 만들고 싶다. 방어적인 인생보다는 도전적인 인생을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게 내 축구에 담겨 있다. 유소년 선수들, 지도자들 보면 선수가 실수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 경험에 의해 성장할 수 있다. 실수를 권장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실수에 대해 너무 과민하는 것 같아서 선수들이 도전하지 않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도전이 아니라 안전하게 자세를 취하라고 하는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책임감이 아닌 사명감으로 버텼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비주류들에게 한마디를 전했다. "지금도 내가 안되길 바라는 분들이 많다. 더 좋은 명문구단에 왔기에, 더 따가운 시선으로 볼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계속 봤으면 좋겠다. 하나하나 무너뜨리면서, 깨부시면서 전진하면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깨부수면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아마추어 지도자나, 많은 능력 있는 지도자들이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 노력은 누구나 한다. 힘들때 버티는 사람한테는 못이긴다. 힘들때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온다. 그러니 버티십시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