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의 새 사령탑 정정용 감독(57)이 올해 보여주고 싶은 축구 색깔이 윤곽을 드러냈다. 전북 구단은 2025년 '더블'을 이끈 거스 포옛 감독이 떠난 자리에 '흙수저' 정 감독을 영입했다. 정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군팀' 김천 상무를 잘 이끌었다. 그는 K리그에서 리그 우승을 가장 많이 했고, 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빅클럽의 지휘봉을 잡았다. 정 감독은 6일 첫 기자회견에서 전북에서 하고 싶은 축구의 밑그림을 세밀하게 밝혔다.
▶우승하고 싶은 '흙수저'
그는 분명한 '흙수저'다. 선수로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도자로는 달랐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면서 성장했다. 2019년 FIFA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 등을 앞세워 준우승하면서 일약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FIFA 주관 대회 최고의 성적이다. 그는 이후 서울 이랜드(2부)와 김천 상무를 거쳐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 정 감독은 "이제 우승을 한번 하고 싶다"면서 선수로 유명하지 않았지만 지도자로는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유럽 축구에선 '흙수저 선수'였지만 세계적이 명장에 오른 명 감독들이 제법 있다.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 감독이 대표적이다.
▶분업화와 '원팀'
그는 전북을 다시 우승시키기 위해 구단의 업무 분업화를 통한 '원팀'을 강조했다. 정 감독은 구단 단장, 디렉터와 분업화를 수 차례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업무는 구단 경영진에서 수급해주는 선수를 성장시켜서 그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으로 빚어내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봤다. 물론 특정 선수를 영입해달라는 요청을 단장, 디렉터에게 제안할 수는 있다. 단 그 요구에서 선을 넘지 않아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정 감독은 단장, 디렉터, 감독 그리고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서 하나의 팀으로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포옛 축구의 업그레이드 버전
그가 펼치고 싶은 전북의 축구는 분명했다. 작년에 리그와 코리아컵 두 번의 우승을 이끈 포옛의 유산을 그대로 살려나가돼 미세한 터치를 첨가할 것이다. 2025년 포옛의 전북 축구는 심플한 역동성을 앞세웠다. 정 감독은 포옛이 만든 축구에다 '후방 빌드업'과 '순간적인 압박'을 접목시키겠다고 했다. 그가 말한 축구는 요즘 유럽 축구의 최신 모델이다. 후방 빌드업을 안정적으로 가져가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또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다. 정 감독은 "전북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라면 구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과 11일부터 2월 중순까지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갖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