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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마 타임캡슐] 2016년 1월 '새해, 새 기술, 새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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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이맘때, 한국경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은 너무도 당연해진 경마중계기술과 글로벌 무대 진출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직 낯설고 과감한 시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 시도들은 멈추지 않았고, 작은 성공들이 모여 더 큰 도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한국경마를 이루었다.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10년 전으로 한국경마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그 때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한국경마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되짚어본다.

▶'경마가 보인다' 경주마위치정보시스템 첫 도입

2016년 1월 3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1000m 경주. 화면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장면이 펼쳐졌다. 경주마들의 실시간 위치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며 순위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경주마위치정보시스템 'K-track'의 첫 선이었다.

경주마위치정보시스템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국내 중소기업과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각 경주마의 안장에 부착된 전자태그장치를 통해 실시간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즉시 애니메이션화해 전광판과 경마방송 중계화면에 표출하는 첨단 기술이었다.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된 전자태그장치는 외산 제품의 성능을 크게 앞질러, 외산 기술 의존이 당연시되던 환경에서 한국 경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팬들은 경주를 훨씬 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축적된 데이터는 경주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 K-track은 10년이 지난 지금 경마 중계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경마 기술 선진화의 기점이 되었다.

▶천구·석세스스토리, 국경을 넘다… 한국경마의 첫 본격 해외 도전

한국 경주마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천구'와 '석세스스토리'가 두바이 원정길에 올랐다. 1996년 창설 이후 세계 최고의 경마 축제로 자리 잡은 두바이월드컵은 어마어마한 상금과 함께 전 세계 명마들이 총집결 하는 꿈의 무대다.

두바이월드컵의 예선격인 '두바이 레이싱 카니발'에서 1월 7일 렛츠런파크 서울 대표마 '천구'가 5위를 기록했고, 1월 21일에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대표마 '석세스스토리'가 3위에 입상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2월 25일에는 '천구'와 '석세스스토리'가 각각 다른 경주에서 9위와 3위를 기록했다.

비록 두 경주마 모두 예선전에서 도전을 마무리했지만,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도전 그 자체였다. '우리 말도 세계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자신감. 이는 2017년 '트리플나인'의 두바이월드컵 본선 고돌핀 마일 진출, 2019년 '돌콩'의 두바이월드컵 결승 진출로 이어지는 한국경마 글로벌화의 첫걸음이었다.

▶서승운 기수, 부산경남으로!

2016년 1월 1일 서승운 기수의 부경 이적 소식은 또 하나의 빅뉴스였다. 한국마사고등학교 기수과 출신으로 2011년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데뷔한 서승운 기수는 키 1m50의 작은 체구였지만, 탄탄한 체력과 감각적인 기승술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국내 최단기 100승·200승·300승을 기록하고 2013년 최우수 기수에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그는 2015년 한 해 74승을 따내며 서울경마 다승 3위에 올랐다.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은 부경행이라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부경 원정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미 부경 팬들에게 익숙한 얼굴이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환경으로의 이적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 결단은 옳았다. 치열한 경쟁과 새로운 환경은 서승운 기수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켰다. 서승운 기수는 그해 연간 104승을 올리며 이적 첫 해부터 맹활약했다.

그는 이후 2022년 '위너스맨'과의 호흡을 통해 최정상급 기수로 자리매김했으며, 바로 지난주 개인통산 900승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0년 전 그 결단이 있었기에 오늘의 서승운이 있는 셈이다.

역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10년 전 누군가의 도전과 혁신이 오늘의 당연함을 만들었듯, 지금 이 순간의 노력들이 또 다른 10년 후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