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재성(마인츠)이 장군을 부르자, 정우영(우니온 베를린)이 멍군을 불렀다.
두 코리안이 펄펄 날았다. 우니온 베를린과 마인츠는 10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6라운드에서 2대2로 비겼다. 우니온 베를린(6승4무6패·승점 22)은 9위를 유지했고, 마인츠(1승6무9패·승점 9)는 최하위(18위)에 머물렀다.
겨울 휴식기 이후 치르는 첫 경기, 눈길은 역시 두 코리안에 향했다. 우니온 베를린에는 정우영, 마인츠에는 이재성이 뛰고 있다. 정우영은 벤치에서 출발했고, 이재성은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마인츠는 이날 3-4-2-1 대신 3-5-2 카드를 꺼냈다. 이재성은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활동량이 풍부한 이재성을 중원에 둬,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겠다는 우르스 피셔 감독의 계산이었다. 이재성은 평소대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중원에 힘을 불어넣었고, 공격시에는 왼쪽으로 넓게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30분 이재성은 환상 도움을 기록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대지를 가르는 스루패스를 찔렀다. 이를 받은 나딤 아미리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재성의 시즌 두 번째 도움이었다. 이재성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4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마인츠는 이 골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후반 24분에도 이재성의 발끝이 빛났다. 추가골 기점 역할을 했다. 왼쪽에서 수비를 벗겨난 후 날카로운 패스를 찔렀다. 패스를 받은 니콜라스 페라트슈니히가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고, 베네딕트 흘러바흐가 마무리했다. 마인츠가 2-0으로 앞서나갔다.
끌려가던 우니온 베를린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26분 올리버 버크 대신 정우영을 투입했다. 정우영은 들어가자마자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32분 데리크 퀸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정우영의 올 시즌 리그 첫 골이었다. 정우영은 지난해 8월 포칼 1라운드에서 골을 넣은데 이어, 5개월만에 골맛을 봤다.
특히 이 골은 장인 앞에서 터뜨린 골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정우영은 지난해 6월 배우이자 아트디렉터 이광기의 맏딸 이연지(27)와 결혼했다. 이광기는 경기를 직관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우리 사위 최고! 내가 보는 앞에서 새해 첫 경기 첫 골이라니. 대박 멋지다. 연지도 내조 너무 잘한 보람 있겠네'는 글과 함께 정우영과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정우영은 득점 후 손가락으로 관중석을 가리키며 기뻐했다.
정우영의 골로 기세를 탄 우니온 베를린은 동점골을 위해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34분 셰퍼 언드러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땅을 친 우니온 베를린은 41분 퀸의 프리킥을 다닐로 두키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 선수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기였다. 이재성은 마인츠의 에이스임을 재확인 시켰다. 이날도 도움과 기점 뿐만 아니라 시종 날카로운 모습으로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11분 로빙 패스로 필리프 피츠의 헤더를 이끌어냈고, 37분에는 박스 안에서 감각적인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재성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키패스 4회, 드리블 성공 1회, 태클 성공 1회, 지상 경합 승리 4회 등을 기록했다. 이재성은 이날 풋몹으로 부터 팀내 두번째로 높은 평점 8.1점을 받았다.
정우영은 시즌 흐름을 바꿀 수 있을만한 득점이었다. 정우영은 지난 시즌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우니온 베를린으로 임대돼 3골-2도움을 올린 뒤 완전이적했다. 하지만 이적 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전 경쟁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지난 11월 하이덴하임전부터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리기 시작했다. 후반기 첫 경기 중요한 순간 투입된 정우영은 만회골을 터뜨리며, 슈테펜 바움가르트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정우영은 이날 유일한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92%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팀내 두번째로 높은 평점 7.5점을 받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