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순사, 해방 후 반공 경찰 변신해 탄압 앞장
민주화 이후 검찰, 경찰 틀어쥐고 권력 사냥견으로
盧 서거로 검찰 트라우마, 수사기소 분리 이어져
검찰 견제만큼 경찰에 대한 외부 통제도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 "순사 온다." 일제강점기, 이 말 한마디면 울던 아이도 울음을 그쳤다. 당시 경찰의 제복과 호루라기는 시민 보호의 상징이 아니라 공포와 억압 그 자체였다. 1945년 해방 이후에도 순사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은 통치를 위해 일제에 부역했던 순사들을 요직에 앉혔다. 제복에서 왜색(倭色)만 지워졌을 뿐, 민중에 몽둥이를 휘둘렀던 순사의 작동 방식은 그대로 대한민국 경찰의 뿌리가 됐다.
친일에서 반공으로 색깔을 바꾼 경찰 권력의 폭력성은 제주 4·3에서 극단으로 치달았다. '빨갱이로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무고한 어린이들까지 학살당했지만 '반공'이라는 구호 앞에 책임은 묻혔고, 경찰의 폭력은 관행으로 굳어졌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으로 검찰이 수사와 기소권을 독점했지만, 이는 서류상의 통제에 불과했다. 경찰은 여전히 '법보다 가까운 주먹'으로 기능하며 정권의 비호 아래 세를 키웠다.
5공 군사독재 시절, 경찰은 더욱 잔인한 민중의 몽둥이로 군림했다. 1987년, 대학생 박종철의 죽음을 두고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고 강변한 강민창 치안본부장의 발언은 현장 권력이 얼마나 무도하고 비인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민주화 이후 공포의 중심은 경찰에서 검찰로 이동했다. 검찰은 경찰 권력을 틀어쥔 채 정권의 요구를 수행하는 도구로 기능했다. '권력의 사냥견'이라는 오명도 이때 생겨났다. 정권의 동력이 약해질 때마다 검찰은 어김없이 측근 수사에 착수했고, 정권이 교체되면 곧장 옛 권력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는 검찰을 진보 진영에 대한 탄압 기구로 각인시킨 결정적 계기였다.
그러나 바로, 이 트라우마가 오늘날 민주당의 판단을 흐리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검찰의 과오가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정당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검찰에 입은 상처가 단순히 경찰의 권한을 키우는 선택으로만 이어진다면, 그 칼날은 정권이 바뀔 때 다시 민주당 자신들을 겨냥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경찰은 단순한 현장 권력이 아니다. 지역 인맥과 여론, 사적 관계까지 가장 촘촘히 파악하는 정보기관이다. 정권이 경찰 전체의 인사권을 쥐고 흔드는 상황에서 수사 종결권까지 주어지면 무엇을 캐고 무엇을 덮을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막강한 권력이 된다. 무엇보다 국민을 직접 접촉하는 권력이기에 경찰이 지닌 무력의 위험성은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가 경찰의 통제 장치로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유지하기로 하자 민주당 일부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경찰에 대한 외부 통제 강화 방안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논란의 본질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그 자체가 아니다. 정보 수집, 수사 종결권이 경찰이라는 거대 조직에 독점되는 구조에 있다. 권력은 스스로 절제하지 않기에 감시는 외부에 존재해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친일 청산의 실패가 경찰 폭력을 낳았고, 그 반작용이 검찰 권력의 무소불위를 불렀다. 이러한 악순환이 또 다른 통제 불능의 경찰 권력을 만드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다시 '순사의 나라'로 돌아갈 수 없지 않나.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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