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2026 시즌 타순 구상이 흥미롭다.
'전설' 최형우(43)의 친정 복귀와 '안방마님' 강민호(41)의 잔류로 삼성은 리그 최강의 베테랑 듀오를 보유하게 됐다.
반갑고도 화려한 복귀 소식 속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선수는 따로 있다. 두 선수 영입과 잔류에 큰 역할을 한 '캡틴' 구자욱도 있지만, 직접적 수혜자는 김영웅(23)이다. 삼성의 차세대 거포이자 지난해 가을야구 진짜 영웅.
최형우는 괌 출국 인터뷰에서 "우승 청부사? 나는 살짝 힘을 보탤 뿐"이라며 "6번 정도 치면 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형우 6번 배치 현실화 여부는 5번 후보 김영웅에게 달렸다. 주전 3년 차. 2년 연속 가을야구 축적된 경험이 대폭발할 시점이다.
삼성의 5번 타자로 4번 디아즈와 6번 최형우 사이에 끼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리그 최고 홈런왕' 디아즈 거르고 김영웅과 상대하는 시나리오는 이제는 통하지 않는 도박 같은 승부수다. 김영웅 뒤에 리그 '최고 타점머신' 최형우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상대 투수들은 디아즈와의 승부를 피하고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김영웅을 선택하는 전략을 종종 사용했다. 김영웅이 '오기의 홈런'으로 응수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지만, 어린 타자에게 집중되는 견제와 심리적 압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2026 시즌, 최형우 배후가 현실화 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최형우라는 '거대한 우산'이 6번 타순에서 대기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상대 투수는 대기타석을 흘끔거릴 수 밖에 없다.
포수의 볼 배합도 달라진다. 풀카운트에서 떨어지는 볼 유인구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타점머신' 최형우를 의식해 김영웅과 정면승부를 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공격적인 영웅스윙을 하는 김영웅에게 더 많은 홈런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리그 최고 베테랑 해결사의 가세는 김영웅 이재현 김지찬 김성윤 등 가파르게 성장중인 사자군단 젊은 타자들에게 넝쿨째 굴러온 행운이다.
'전설의 옆자리'. 가치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다. 마흔을 훌쩍 넘어서까지 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하게 해주는 루틴과 기술, 경기에 임하는 자세, 상황에 대처하는 타석에서의 모습 등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성장중인 선수들에게는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특히 KBO 역대 최고의 타점 생산 능력을 갖춘 타자의 승부처에서의 볼 배합 읽고 대처하는 능력 등을 바로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운이다.
이승엽 뒤를 이을 삼성의 토종 슬러거로 기대를 모으는 김영웅. 완벽한 엄호 세력으로 둘러 쌓일 2026년이 대도약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