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박해민 선수 보면..."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30대 초반이던 '수빈 어린이'는 이제 30대 중반이 넘어선 '아재'가 됐다. 하지만 아직 야구 열정만큼은 20대 못지 않다.
세월이 흘러 선수단 면면이 바뀌고, 세대 교체가 진행된다 해도 여전히 두산 베어스 중견수는 정수빈이다. 공-수 양면에서 그를 뛰어넘을 후배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2009년 신인 시절부터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34세 시즌인 2024년 52도루를 기록할만큼 여전히 몸상태는 좋다. 정수빈은 2021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6년 총액 최대 56억원이라는 대박 계약을 했다. 똑딱이, 외야수라는 대형 계약 열세를 이겨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그 6년 시간이 벌써 다 돼가고 있다. 정수빈은 올시즌만 문제 없이 치러내면 6년 계약을 완료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37세에 맞이하는 두 번째 FA지만 내심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현재 KBO리그는 '중견수 난'을 겪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경우 지난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각 팀 주전급 중견수들 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만큼 확실한 수비 능력을 갖추고 공격에서 공헌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여기에 최근 KBO리그 흐름은 나이와 상관 없이 능력이 있다면 대우를 해준다. FA 시장에서 김현수(KT) 박해민(LG) 등 베테랑 선수들의 몸값은 상상 이상으로 폭등했다.
정수빈도 이 흐름을 모를리 없다. 18일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출발한 정수빈은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간다. 첫 FA 계약을 하고, 벌써 6년째 시간이 흐르고 있다. 처음 FA 계약을 맺을 때는 두 번째 기회가 올 거라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또 예비 FA 시즌이 찾아왔다. 늘 하던대로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정수빈에게 박해민은 최고의 롤모델이다. 같은 1990년생이지만, 박해민이 빠른 1990년생으로 사실상 1년 형. 박해민은 이번 FA 시장에서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은 중견수 수비 능력과 빠른발, 그리고 컨택트 능력에 리더십을 바탕으로 총액 65억원 초대형 계약을 따냈다. 스타일이 매우 비슷하다. 정수빈도 박해민 못지 않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여전히 주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약간은 주춤했던 방망이만 살아난다면 또 다시 대형 계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정수빈은 "최근 KBO리그를 보면 외야수 포지션, 중견수에 대한 가치가 높아진 것 같다. 특히 박해민 선수가 좋은 대우를 받아, 같은 포지션 선수로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또 최근 시장을 보면 나이가 있다고 무조건 홀대받는 시대가 아닌 것 같다. 정말 선수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대다.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고 솔직히 말했다. 사실 정수빈 말대로 외야수, 단타자는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맺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 유형의 선수는 어느 팀이나 키워낼 수 있다고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다르다. 외야 중 특히 중견수 포지션은, 키워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정수빈은 마지막으로 2할5푼8리 타율에 그쳤던 지난 시즌에 대해 "초반에 정말 좋았다. 그러다 우리 팀 순위도 떨어지고, 내 스스로도 시즌 중반부터 약간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며 "올해는 스프링 캠프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정신 차리며 야구를 하겠다. 사실 FA 계약이라는 건 운에 맡기려 한다. 하던대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