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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은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88.00점)을 제치고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드라마 같은 금메달이었다. 눈 내리는 리비뇨, 1차 시기부터 절반이 넘는 선수가 파이프에 쓰러졌다. 최가온도 피할 수 없었다. 1차 시기에서 기술 시도 후 내려오는 과정에서 파이프 엣지와 충돌했다. 일순간 경기장이 고요해질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마지막 3차 시기, 반전은 시련 끝에서 나왔다. 스위치백나인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캡세븐에 이어 프런트나인, 백나인, 백세븐으로 연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최가온은 점수가 나오자 입을 틀어막으며 감격했다. 무려 90.25점이었다. 3차 시기를 앞둔 상황에서도 최가온은 부상보다 오직 자신의 런에 집중했다. 최가온은 "1, 2차 모두 심하게 넘어져서 몸이 많이 아팠다. 긴장은 하지 않았다. 기술 생각만 하고, 무릎이 많이 아파도 끝까지 한 번 타보자고 했다. '내 런을 완성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내 런을 성공하고 감격해서 울음이 나왔다"고 했다.
겁 없는 여왕이다. 부상 위기에도 일단 본인의 런을 잘 해내겠다는 승부욕이 먼저였다. 최가온은 "어릴 때부터 겁이 없는 편이었다. 무엇보다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기는 것 같다. 언니, 오빠와 자라면서 승부욕이 강해졌다"고 했다.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많은 것일 이룬 시점, 최가온은 더 큰 발전도 꿈꾼다. 그는 "꿈을 빨리 이룬 편이라 영광이다. 멀리 목표를 잡기보다 당장 눈앞의 훈련에 집중하며, 지금보다 더 잘 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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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클로이 김 선수가 안아주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클로이 언니가 1등 한 저를 꽉 안아주셨을 때, 행복하면서도 언니를 넘어섰다는 묘한 기분과 뭉클함이 느껴졌다. 평소 멘토로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던 분이라 눈물이 터져 나왔다.
-2차 시기 기권(DNS)을 선언했다가 번복하고 3차 시기에 역전 우승을 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을까.
사실 나는 DNS를 완강하게 하지 않고 무조건 뛰겠다고 했다. 코치님은 걸을 수도 없으니까 DNS(DO Not start) 하자고 했다. 이악물고 걸으면서 다리가 조금 나아졌다. 직전에 DNS를 철회할 수 있었다
-스노보드를 꿈꾸는 어린 유망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않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
경기 당시 아팠던 무릎은 많이 좋아졌다. 다만 올림픽 전에 다친 손목은 아직 낫지 않아 한국에 가서 체크해 봐야 할 것 같다. 취미는 딱히 없지만, 올림픽 전에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겨 탔었다.
-평소 경기를 즐기면서 타는 편인가, 부담감을 안고 타는 편인가.
어릴 때는 즐거운 마음이 컸다.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부담과 긴장도 컸지만,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우상이었던 클로이 김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어떤 의미인지.
시합 시작 전에는 존경하는 클로이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내가 그분을 뛰어넘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서운하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후원사들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부터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걸어왔다. 걸어오면서 정말 많이 싸우고, 그만둘 뻔한 적도 많다. 아버지가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와서 나도 온 것 같다. 그리고 음식을 챙겨준 CJ 비비고, 힘들 때 후원해 준 롯데, 묵묵히 응원해 준 신한 등 후원사들께도 감사드린다.
지금은 한국에 너무 가고 싶다. 내일 저녁 출국인데, 한국 가서 할머니가 해주는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스노보드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노력 덕분인 것 같다. 타 종목에 비해 관심이 적은 편이었음에도, 선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한국 스노보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이나 환경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
한국에 유일한 하프파이프 경기장이 하나 있는데 그마저도 완벽하지 않아 아쉽다. 일본처럼 여름에도 훈련할 수 있는 에어매트 시설 등이 한국에도 생겨서,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오랫동안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어린 나이에 정점에 올랐다. 앞으로의 목표는.
꿈을 빨리 이룬 편이라 영광이다. 멀리 목표를 잡기보다 당장 눈앞의 훈련에 집중하며, 지금보다 더 잘 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시상식 직후 코치에게 금메달을 걸어준 이유.
미국인 코치님께 그동안 월드컵 1위를 해도 감사를 제대로 표현 못한 것 같았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확실하게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메달을 걸어드렸다.
친구들과 바로 다음 날 파자마 파티를 하며 축하를 나누기로 했다.
-포상금과 부상으로 받은 시계에 대한 소감.
과분한 상금과 시계를 받게 되어 너무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고 다니겠다.
-세계 최고가 되었지만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을까.
이번 올림픽 런이 제 기준에서 완벽하진 않았다.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싶고, 멘탈적으로는 시합 때 긴장하는 버릇을 없애고 싶다.
-대회 전 쏟아진 미디어의 관심이 부담스럽진 않았나.
처음엔 부담되고 부끄러웠지만, 나에게 이 정도 관심을 가져주시는구나 생각하며 긍정적인 힘으로 바꿨다.
1, 2차 모두 심하게 넘어져서 몸이 많이 아팠다. 긴장은 하지 않았다. 기술 생각만 하고, 무릎이 많이 아파도 끝까지 한 번 타보자고 했다. '내 런을 완성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내 런을 성공하고 감격해서 울음이 나왔다
-큰 부상 위험이 있는 종목인데 두렵지 않았나.
어릴 때부터 겁이 없는 편이었다. 무엇보다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기는 것 같다. 언니, 오빠와 자라면서 승부욕이 강해졌다.
-1차 시기 넘어지고 한참 누워있을 때 무슨 생각을 했나.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야지' 했는데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갔다. 의료진이 내려와서 들것에 실려가면 병원을 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너무 후회할 것 같았고,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해서 발가락부터 힘을 줬다. 이후 다시 다리에 힘이 돌아와서 내려왔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씨였는데 경기에 영향은 없었나.
X게임 때 눈이 더 많이 왔던 경험이 있어 이번 눈은 크게 영향이 없었다. 오히려 경기장 입장할 때 함박눈이 내려 너무 예뻤고, 시상식 때도 눈이 내려 클로이 언니와 함께 웃으며 즐거워했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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